[머리에쏙] 엄마 아빠는 이번 주말 바쁜데…'놀토 체험학습'에 아이 맡겨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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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농업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모형 돼지를 쳐다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중앙포토]

서울 구의초등학교 5학년인 유경이(10)는 지금껏 수업이 없는 토요일(놀토)마다 화폐박물관.민속박물관.경복궁.몽촌토성.남산한옥마을 등을 다녀왔다. 대부분 부모와 함께였지만 친구랑 떠날 때도 있었다. 체험학습 업체의 놀토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였다. 부모가 없다고 불안하진 않았느냐고? 전혀. 인솔 선생님이 있었으니까. 또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까. 엄마 조춘화(37.회사원.서울 광진구 구의동)씨는 "직장인이지만 될 수 있으면 주말을 유경이와 함께 보내려고 한다"며 "여의치 않을 땐 유경이 혼자 참여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시키곤 하는데 즐거운 표정으로 돌아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개학과 함께 부모들의 '놀토'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대부분 아이와 가까운 박물관을 찾거나 근교로 나선다. 그러나 매번 색다르게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바쁜 일상에 시달리다 보면 더욱 그렇다. 눈을 돌려 도움을 청할 만한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 교과서 연계 체험 많아=현재 성업 중인 놀토 체험학습 제공업체들은 대략 두 가지 형태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나는 기존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는 방식이다. 버스 한 대에 탈 수 있는 30~40명 정도를 모아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전문강사가 학생을 인솔한다. 학부모가 따라나설 수도 있다. 참가비는 대략 2만~5만원 선이다. 시내에서 움직일 경우 2만원 안팎이다.

요즘은 교과서와 연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많다. '핵교'는 '현장에서 만나는 교과서 체험''버스 타고 가는 교과서 체험' 등을 마련했다. '신나는 학교'에선 통일신라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짰다. '모든 학교'의 프로그램은 '암석과 화석''물의 순환과 이용''별자리 관측과 우주 이야기' 등이 주제다.

이와 달리 몇 명이 모여서 체험학습 강사를 부르는 방식도 있다. 대략 5~15명 정도면 된다. 맞춤형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 주의할 점은=아이들만 보내는 프로그램일수록 믿을 만한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등에서 사전 정보를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계약 내용과 다르게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는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체험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명심할 점도 있다. 서울시 교육청 임세훈 장학사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아이의 관심에 맞춰 선택하거나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하고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우며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온몸으로 배우는 노작(勞作) 활동이 포함된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이후에 가족 신문을 만든다거나 가족끼리 얘기해 보는 등 체험활동 이후 지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무료 체험활동도=학교를 통할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놀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거의 무료 수준의 프로그램을 찾아낼 수 있다. 서울의 경우 교육구청마다 나름대로 놀토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단 학교를 통해 모집하니 담임 선생님 등에게 미리 얘기해두는 게 좋겠다. 학교 단위의 프로그램도 미리미리 챙겨두는 게 바람직하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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