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관계자가 전세물건 안내판을 내걸고 있다.(자료사진=중앙포토)
김씨는 "청약 제도가 개편되면서 무주택자에게 유리해지고 있는데다, 기존 집값도 내림세여서 주택 매입 시기를 좀 더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문의가 증가하는 등 전세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순조롭지 못하다.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기간 만료 뒤 재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시흥시 정왕동 부성부동산 관계자는 "세입자의 재계약 등으로 매물이 부족해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인근 부성파스텔 23평형 전셋값은 7000만 ̄7500만원으로 1년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이른바 '아파트값 거품' 경고 이후 택구입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억제까지 겹쳐 주택매입수요가 전세수요로 대체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피드뱅크 김은진 시황분석팀장은 "연말 양도세 회피용 급매물을 예상하는데다 하반기에 공공택지나 신도시 분양물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다"면서 "무주택자들이 이런 이유로 집을 성급히 사기보다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 은평뉴타운을 비롯해 파주신도시 성남도촌 의왕청계지구, 구성지구, 김포 장기신도시 등 굵직한 택지지구 분양단지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바뀌는 청약제도도 무주택자를 느긋하게 만들고 있다. 오는 2008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 청약제도에 따르면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가산점을 받아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전셋집 눌러앉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최근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웃도는 등 전세가격이 뛰고 있다. 스피드뱅크가 최근 2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 변동률을 비교한 결과 지난 1일 전세가는 지난 두달전에 비해 0.61% 상승해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0.53%)에 비해 높았다.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가가 주춤하면 전세가가 급등하고, 전세가가 주춤하면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이번에도 예외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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