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튼, 포먼 패배 땐 마피아 개입 설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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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무명의 제임스 더글러스가 무적의 강타자로 불리던 마이크 타이슨을 KO로 제압한 것은 프로복싱 1백년사상 최대의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도저히 무너질 수 없는 막강한 헤비급챔피언이 무명의 도전자에게 어이없이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892년에 존설리번, 1926년에 잭뎀프시, 64년에 소니 리스튼, 74년에 조지 포먼, 78년에 무하마드 알리 등 챔피언들이 모두 예상을 뒤엎는 패배로 타이틀을 넘겨줬다.
그렇지만 지난 11일 동경의 변란은「복싱사상최대의 이변」이라는 것이 복싱평론가 버트 슈거의 논평이다. 타이슨은 오는6월 에반더 홀리필드와 최소한 2천5백만달러(약1백70억원) 의 대전료가 걸린 타이틀전에 이미 사인을 하는 등 더글러스와의 대전을 이에 앞선 스파링정도로 여긴 것이 온 세상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사각의 정글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링 계의 통설이 다시 한번 재현되었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이제까지 역사에 남을만한 헤비급타이틀전의 이변은 여덟차례 정도 기록되고 있다.
▲무패의 존 설리번은 1892년 뉴올리언스에서 도전자 제임스 코르베트에게 21회 KO패로 무너져 관중들을 경악시켰다. 코르베트는 연약한 은행출납계원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승리를 믿으려하지 않았다.
▲6년간 타이틀을 지켜온 최초의 흑인 챔피언 잭 존슨은 1915년 쿠바의 아바나에서「백인의 희망」제시 윌라드에게 26회 KO패했다. 그러나 관중들은 이 대전이 사전에 짜여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옥외에서 대낮에 벌어진 이 경기에서 링에 넘어진 존슨은 글러브로 햇빛을 가리고 있어 각본임을 입증한다는 주장.
▲위대한 챔피언으로 불리던 잭 뎀프시는 26년 필라델피아에서 라이트헤비급복서인 진 터니에게 10회 판정패.
▲링에서 두 명을 주먹으로 숨지게 한 살인 챔피언 막스 베어는 35년 뉴욕에서 제임스 브라독에게 15회 판정패했다.
그러나 베어는 유명한 플레이보이로 타이슨과 같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한 것이다.
▲링의 신사로 불리던 플로이드 패터슨이 59년 뉴욕에서 스웨덴의 잉게마르 요한슨에게 3회 TKO로 무너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리턴매치에서 패터슨이 타이틀을 탈환.
▲해머펀치로 유명한 소니 리스튼이 64년 마이애미에서 캐시어스 클레이 (후에 알리로 개명)에게 7회 TKO패. 당시 마피아가 개입했다는 얘기마저 돌 정도였다.
▲최근 재기한 무쇠주먹 조지 포먼이 74년 아프리카 킨샤사에서 무하마드 알리에게 8회 K0패로 무너져 역시 마피아 개입 설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알리가 78년 라스베이가스에서 레온 스핑크스에게 판정패한 것도 예상을 크게 뒤엎는 이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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