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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왕 오른 고교생 가장… '길드워' 세계대회 우승 한국팀 전자람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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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시골의 고교생 가장이 세계 온라인 게임대회에서 챔피언이 됐다.

충남 서천고 3학년 전자람(18.사진)군은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독일 라이프치히 게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길드워(GuildWar)월드 챔피언십대회'에 한국팀(8명)의 일원으로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팀은 부상으로 상금 5만달러를 받았다. 이 대회는 유럽 최대의 게임축제인 '게임컨벤션 2006'의 부대행사로 열렸다.'게임컨벤션 2006'은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 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린다.

길드워 월드챔피언십 대회에는 전세계 수천개 팀이 먼저 예선을 치른뒤, 이 가운데 6개 팀이 최종 실력을 겨뤘다. 전군이 속해있는 한국의 '워 머신 길드 ', 미국의 '이디어번츠', 핀란드의 '일레시스 더블 블루스' 등이 최종전에 진출했다. 길드워는 게임 프로그램 제작회사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2004년 4월 개발한 컴퓨터 온라인 게임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군은 8명으로 구성된 대표팀 가운데 유일한 고교생이었고 나머지는 대학생이었다. 전군은 어려운 가정환경속에서도 게임실력을 갈고 닦아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48)마저 지난해부터 간암으로 병원에 입원중이다. 이 때문에 전군의 집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됐다.

생활비조차 없는 가정환경에서 전군의 유일한 희망은 집에 있는 컴퓨터 한대였다. 컴퓨터는 3년 전 아버지가 직장생활을 할 때 구입해 준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그는 지난해에 컴퓨터게임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평범하게 공부를 잘해서는 대학가기가 힘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게임실력을 키워 특기장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그는 여가 시간은 모두 컴퓨터 게임에 매달렸다.이번 대회 출전 3개월 전부터는 1주일에 30시간 넘게 연습했다. 올 2월 대만에서 열린 길드워 챔피언십대회에서는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군은 "실력이 뛰어난 다른 선배 게이머들과 호흡을 맞추려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학과에 진학해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건전한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천=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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