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불우 아동·장애아에 사랑 듬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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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등촌3동 상아어린이집 소망반 담임교사 정점옥(丁点玉.36.사진)씨에 대해 김명희(50)원장은 "집에서도 비싸서 못 먹는 한우고기를 아이들 급식에 넣자고 우길 정도로 아이들만 생각하는 교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丁씨는 이런 아이 사랑을 인정받아 '제1회 서울시 보육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우수보육교사로 선정됐다.

10년 넘게 어린이집 교사로 일해온 丁씨는 묵묵히 아이 사랑을 실천해 왔다. 스스로 교재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할 정도.

지난 16일 어린이집을 찾았을 때 丁씨는 아이들과 인디언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일일이 아이들 머리에 장식을 씌워주는 丁씨. 그는 "정말 멋있어요"라며 아이들의 자신감을 북돋워주기에 바빴다.

丁씨의 아이 사랑은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서울 성북구 동선동 달동네에 어린이집을 열고 2년 동안 운영했다. 낮에 홀로 방치된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쉼터를 만들었다.

그는 요즘도 끼니를 거르는 어린이를 위해 급식 후 남은 음식을 따로 챙겨 줄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배려하고 있다.

장애어린이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 발달장애.정신지체 2급 장애어린이를 보통아이들과 같은 반에서 가르쳤다.

"통합교육을 해보니 장애어린이에 대한 편견이 거의 사라졌어요.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도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서로 먼저 도와주려고 나서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찡한 적인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丁씨는 "힘든 환경에서 일하는 훌륭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많다"면서 "보육 교사에 대한 대우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8일 서울 정동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린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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