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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방화 서울 전역 확산/강북 밀집지역서 강남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창문 깨고 방에 석유 뿌리기도/17개동에 55건 피해/정신이상ㆍ불만자 소행 추정 수사
지난달 28일 서울 금호동에서 시작된 밀집고지대 한옥대문 연쇄방화사건이 청량리ㆍ성북ㆍ마포 등 강북에서만 잇따라 발생하더니 8일에는 강남의 대림동ㆍ신림동ㆍ봉천동 등 영등포ㆍ관악구지역으로 번져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8일에는 종전과 달리 창문유리창을 깨고 방안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는 등 수법이 보다 대담해져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8일오전현재 경찰에 접수된 연쇄방화사건은 17개동 55건을 피해가 적어 신고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1백여건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발생시간ㆍ장소로 미루어 범인이 사전에 치밀한 답사를 한뒤 이른 새벽에 차량을 이용,기동력있게 순차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범행동기ㆍ범인 규모 등 전혀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8일 서울시경에 수사본부(본부장 천기호3부장)를 설치하고 방화사건이 발생한 10개 경찰서의 형사계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반을 편성,본격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8일밤부터 경찰관 5천여명을 배치해 방화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영세민 주거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유류 소지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펴기로 했다.
경찰은 범인이 대문에 소량의 유류를 뿌리고 방화한 뒤 초인종을 누르거나 대문을 두드려 알려주고 달아나는 등으로 미뤄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고있으나 10여일간에 걸쳐 거의 매일 장소를 옮겨가며 방화하는 점 등으로 미뤄 사회혼란을 노린 시국불만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8일 오전1시30분쯤 서울 대림1동 909 오태종씨(50ㆍ무직) 집 골목쪽 방에서 유리창이 깨진채 불이나 방안에 있던 이불ㆍ삼단요ㆍ책상ㆍ의자 등을 태워 모두 20만원상당의 피해를 낸뒤 가족들에 의해 10여분만에 진화됐다.
같은 시간 오씨집에 세들어사는 한경희씨(35ㆍ여)의 골목쪽 방도 유리창이 깨진채 커튼이 불에 그을었고 이웃 백만길씨(56ㆍ무직) 집의 골목쪽방도 유리창이 불에 그을었다.
▲8일 0시40분쯤 서울 봉천6동 1688 김제복씨(47ㆍ양수리발전소 예비군 중대장) 집 현관유리창에 석유냄새와 함께 불이나 거실 유리창 8장과 커튼 및 소파 2개 일부를 태워 6만원상당의 재산피해를 낸뒤 30분만에 진화됐다.
▲8일 오전1시10분쯤 서울 신림2동 95 안태환씨(43ㆍ해운항만청선박과장) 집 거실유리창에 석유냄새와 함께 불이나 유리창 8장과 신발 4짝 등을 태운뒤 10여분만에 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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