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폐 이식수술 세계최초 "시도" |FDA 승인받은 미유타주 모르몬교계통병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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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최근 세계 최초의 인공폐 이식수술이 실시돼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82년 미국 유타대에서 있었던 바니 클라크박사에 대한 인공심장 이식수술이후 인공장기분야의 최대사건으로 평가되는 이번 인공폐 이식수술은 2일 미국유타주 솔트레이사일에 있는 모르몬교계통의 말일성도(LDS)병원에서 실시됐다.
현지 병원측은 수술을 받은 사람의 성별·나이등 신원이나 수술후 건강상태등 자세한 사항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심각한 폐기능 장애를 앓고 있는 16세의 한 소녀라고 알려졌다.
이번 수술은 LDS병원의 외과의사 로저 C밀러박사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하에 집도했다.
밀러박사등 현지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에 이식된 장치는 IVOX(혈관내 산소주입장치)라는이름의 인공장기로 종래의 몸밖에 설치되는 거추장스러운 대형 산소주입기를 대신해 몸속에 이식된 상대에서 허파의 산소공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IVOX는 미솔트레이크시에 있는 인공장기 제조 전문회사인 카디오폴몬닉사가 만든 것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폴리에틸렌섬유가 9백∼1천2백가닥 모여 구성됐는데 사람의 허파꽈리에 있는 생체막과 같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기능을 하게 돼있다.
고려대의대 김형묵교수(흉부외과)는 인체밖에 인공장치를 설치해 환자에게 연결, 폐기능을 담당하게 한 경우는 있지만 인체에 직접 인공폐를 이식시킨 일은 아직 없었다고 말했 다.
김교수는 『지금까지 인공폐 이식수술이 안되고 있었던 이유는 인공폐가 진짜폐와 똑같은기능을 하도록 제작하면 용적이 너무 커 몸속에 집어넣을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허파에서 모세혈과 공기가 접하는 표면적은 70평당m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한편 인공폐 이식의료진은 인체에 이식하기 전에 1백50마리의 양·개를 대상으로 사전 이식실험을 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의료진은 그러나 『이번에 성공한 인공폐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인간의 폐포기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인공장기를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공장기 역사는 지난 34년 미국의 세계적 심장병 권위자인 드베키박사가 인공심장을 처음 개발하면서 시작, 53년 미국 기번박사에 의해 인공폐가 제작돼 그 이후 임상에 활용돼 왔지만 인공폐는 동물에만 이식돼왔다.
우리나라는 82년 고려대 김형묵교수가 인공폐를 제작, 동물실험을 통해 그 성능의 우수함이 입증되기도 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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