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소 한필순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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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에 맞는 제이름을 이제나마 다시 찾게되어 기쁩니다. 국가에너지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원자력에 관한 국가의 전담연구기관이면서도 그동안 모호한 이름으로 가려져야 했던 것은 퍽 불행한 일이었습니다.』
「원자력」이란 명칭으로 20년간 사용돼오던 연구소 이름이 80년 연구소통폐합과 함께「에너지연구소」로 강제 개명된지 10년만인 금년부터 다시 원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된 한국원자력연구소 한필순소장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21세기를 앞둔 시기에 걸맞는 연구분위기와 함께 세계적인 연구소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현판식을 가진 한소장은 『에너지위기는 반드시 오게 돼 있다』고 단언하고, 따라서 가장 유리한 원자력에 기대를 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데도 원자력에 대한 공포와 「일부의오해」가 있다면서 원자력의 안전문제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방사성폐기물의 경우 전기판매단가의 5%정도라는 적은 비용으로 발전소 해체를 포함한 모든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도 판매단가의 몇배가 드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원자력발전에 따르는 폐기물 발생량은 석탄의 10만분의 1에 불과해 한가정이 일생동안 쓸 전력을 생산하면서 발생되는 원자력 폐기물의 양도 손가방 하나 정도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자립을 위해서는 발전소의 설계·건설기술, 유지·보수기술, 핵연료주기기술이 확립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외국과의 공동설계라는 독특한 방식을 도입, 금년부터는 핵연료를 독자설계할 수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소장은 또 핵연료주기기술의 자립과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늦어도 95년까지는 재처리사업도 시작돼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핵무기와 관련 지으려는 선입견은 바로 잡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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