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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아한다면서 왜 결혼은 다른 사람이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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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선생님께듣는 명쾌한 대답이 남자, 돈 때문에 절 만나는 걸까요?

Q : 저는 24살의 학생입니다. 지금 남친이랑은 만난 지 1년이 다 되어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친을 계속 만나야 할지 헤어져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요. 요즘엔 종종 싸우기도 하구 남친은 만날 때마다 차비를 빌려달라고나 하고, 남들이 하는 평범한 데이트도 해본 지 오래입니다. 요즘은 데이트하면 제가 100% 돈을 내요. 한 4달 전에는, 남친이 몸도 안 좋으면서 돈이 없다고 병원에 안 가기에 약 1백만원을 준 적도 있어요.

요즘은 다시 일을 하는데,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천원이 없어서 걸어다닐 정도래요. 그래서 정 그러면 친구나 부모님한테 죄송하지만 몇 만원만 빌려 쓰라고 했더니 그럴 형편이 못된다는 거예요. 제가 짜증 나는 건 바로 이거예요. 부모님이나 친구들한테는 돈 못 빌려 쓴다면서 저한테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 3만원만” 이런 식으로 말한다는 거죠.

휴대폰도 제 명의로 했는데, 요금도 안 내서 계속 저한테 전화 오고, 정말 미치겠어요. 이런 말까진 안하려고 했는데, 한 번 낙태수술을 받은 적도 있거든요. 그때도 제 돈으로 했어요. 그러면서 저랑 결혼할 거래요. 근데 저는 이런 문제가 계속되니 좋던 감정도 사라지는 거 같아요. 돈 몇 푼에 제가 너무 쩨쩨하게 구는 건가요?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제 자신이 너무 바보 같기만 해요.

A: 남자친구가 만날 때마다 돈을 달라는데, 앞으로 계속 만나야 할까요? 헤어져야 할까요? 저의 대답은 단연코 “헤어지세요!”입니다.

이것은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갈등할 가치도 없습니다. 대답은 딱 한 가지뿐입니다. 빨리 헤어지세요!

물론 살아가다 보면 돈이 없을 때도 당연히 있지요. 그러나 남자친구는 항상, 언제나, 늘, 계속, 줄기차게 없는 거잖아요. 그것도 그냥 없는 게 아니라 얌체족처럼 ‘뻔뻔하게’ 없습니다. 자기가 맡겨 놓은 것처럼 아무 때나 돈 달라고 요구하질 않나! 사랑하는 여자에게 낙태수술까지 시키면서 수술비는커녕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당신은 그야말로 천사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천사로 살아갈 작정입니까? 가슴에 타박상 입으면서 혼자 끙끙거리고 계속 그렇게 살아가시렵니까? 그런 남자는 희망지수 꽝! 미래는커녕 현재도 없습니다. 그저 캄캄한 절벽뿐이에요. 저는 웬만하면 좋게 생각하는 ‘초긍정적인’ 사람이지만, 아휴, 그 남자, 생각만 해도 빨리 ‘쫑’ 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데이트 비용도 여자한테 100% 일임하고 심지어 휴대폰 요금, 차비까지 달라고 손을 내미는 그 남자는 한심의 극치요, 무책임의 지존입니다. 빨빨익선! 무슨 말이냐구요? 빨리 헤어질수록 좋다는 ‘4자 성어’입니다. 제발, 부디, 빨리 외치세요. 우리는 끝났다. 바이 바이, 잘 가!

날 좋아한다면서 왜 결혼은 다른 여자랑?

Q :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거든요. 띠동갑인 거래처 사람이었죠. 처음엔 새벽에 먼저 전화도 하고 괜히 이것저것 관심 있는 것처럼 굴기에 어린 마음에 제가 먼저 고백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우리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안된다는 거예요. 너무 황당하고 슬펐지만, 거래처 사람이라 매일 마주쳐야 되니까 정리하기로 했죠.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써 쿨한 척, 신경 안 쓰는 척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과도 그럭저럭 서먹하지 않은 사이가 됐어요. 그 사람, 조금 있으면 결혼도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아는 여자분하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같이 술자리를 하게 될 일이 있었어요. 너무 놀라운 건, 이 남자가 저한테 사랑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사람들이 보기에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게 말이죠. 그것도 모자라서 자기 여자친구는 영어가 안돼서 외국에 못 나가니 저랑 같이 홍콩에 가자는 거예요. 말로는 싫다고 했지만 저도 모르게 자꾸만 흔들리는 거예요. 정말 제가 이상한 거죠? 이 남자가 정말 날 좋아하는 걸까요? 그랬다면 왜 날 거절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결심한 걸까요? 모든 게 너무 답답해요.

A: 어쩜 그렇게 이상한 남자도 다 있나요? 당신이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땐 “노!” 라고 거절했던 남자. 다른 여자와 결혼 약속까지 해놓고 이제와서는 당신과 홍콩을 가자구요? 그것도 결혼 약속한 여자가 외국어를 하지 못하니까 도저히 안되겠다구요? 아휴, 말도 안되는 소리! 참새가 스키 타다가 쭈르륵 미끄러지는 소리! 제발 남자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

신뢰라고는 눈 곱만큼도 없는 남자에게 흔들리면 절대 아니 되옵니다! 자신의 말, 자신의 행동에 아무런 책임감도 없는 남자. 그런 남자를 어떻게 믿고 홍콩엘 따라갑니까? 가까운 광화문도 따라가지 마세요. 인생 망칠 작정이 아니라면 그런 남자는 제발 꿈에서도 만나지 말아야 합니다.

그가 꿈에 나타나도 으악! 소리 지르며 깨어나셔야 합니다. 여자는 어떤 남자를, 남자는 어떤 여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장밋빛이 되기도 하고 칠흑 어둠이 되기도 하는 것. 정신 바짝 차리고 유혹에 흔들리는 몸통을 꽉 붙잡아주세요!

"옛 여자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아요"

Q : 애인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가로챘어요. 그래서 이젠 그 남자는 제 남자가 됐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드디어 일이 터졌습니다. 당연히 저랑 관계가 시작돼서 그 전의 여자랑은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어떻게 알아냈는지 제 미니홈피로 애인의 옛 여자가 쪽지를 보내왔더군요. 자기는 그 남자와 사귀는 동안 중절수술을 여러 번 했고, 이미 죽어버렸지만 어쨌든 그 아이들의 아빠는 그 남자라구요.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는데, 제가 중간에 나타나 자기 남자를 가로채버린 거라구요. 저는 이 남자를 뺏었지만, 그래도 모든 게 정리됐다고 믿었고, 그렇게 지내왔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처음엔 그냥 그 여자가 지어낸 얘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요즘은 이 남자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됐어요.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 남자랑 그냥 깨끗하게 헤어지는 게 나을까요?

A: 제 생각에 당신은 지금 속상해 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 여자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두 사람의 사랑에 날카로운 상처를 내지 않았습니까? 그 대가를 지금 치른다고 생각하세요. 세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큰 잘못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남의 남자를 가로챈 당신. 그것은 도전 정신이 아니고 ‘들이대 정신’이 아닐까요?

설령 ‘어머, 저 남자야말로 내 이상형!’이라고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멋진 남자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가 이미 다른 여자의 남자라면, 잠시 뜨거운 감성을 가라앉히고 차가운 이성을 찾아야 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남의 남자를 가로채서 짜릿한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당신이 희희낙락 웃고 즐거워 할 동안 그 여자는 얼마나 슬퍼했겠습니까? 더구나 중절수술도 여러 번 했다면 보통 관계가 아닌, 깊고도 깊은 사이. 지금이라도 깨끗이 남자를 떠나세요. 두 사람의 사랑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쉽게 헤어질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 남자 인생의 ‘본문’은 그 여자, 당신은 ‘별책부록’에 불과합니다. 당신의 새로운 인생을 향해서 ‘쿨’하게 떠나세요 ‘그동안 미안했어요. 행복하세요’라는 한마디 문자 인사라도 남기면서 진심으로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세요.

"바보같이 구는 언니가 너무 싫어요"

Q: 작년에 언니에게는 10살 차이가 나는 연인이 있었어요. 23살에 만나 1년 정도 만남을 가지다가 성격문제로 헤어졌습니다. 저랑은 띠동갑이어서 언니 남친을 아저씨라고 부르는데요, 그 사람은 너무 자존심이 강하고, 속이 좁아요.

언니 역시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둘은 만남을 가질 때마다 싸우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둘은 헤어졌고, 저는 잘됐다며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 지나다 보니, 언니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기게 됐어요.

언니는 전에 다닌 회사 동기라고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새로운 사람이라던 그가 그 아저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부터 무언가 탐탁지 않았던 부분들이 현실로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부러 모른 척하고 있지만, 정말 답답합니다. 믿었던 언니에게 배신감마저 듭니다.

그 아저씨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 상대로 생각하고 언니를 만나는데, 언니는 결혼할 맘도 없으면서 만남을 가지는 터라 많이 걱정됩니다. 둘이 결혼한다면 성격차로 분명 헤어질 거라구요. 전 그 아저씨가 정말 싫어요. 저희 가족 모두 그 아저씨와 헤어지기를 바라는 상태인데, 언니는 한심스런 행동만 하고 다니고. 그 아저씨와 사귀면서 언니는 다른 남자도 만나봤지만, 결국 그 아저씨에게 돌아가버리고 마니, 늘 당당하고 냉철한 언니가 남자 앞에서는 바보가 됩니다.

전엔 언니를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실망이 더 큽니다. 제가 그냥 모른 척 둘이 헤어지기만을 바라야 하나요? 복잡하고 고민이 됩니다. 도와주세요.

A: 언니가 바보 같아서 속상하고 배신감을 느낀다구요? 쩨쩨하고 잘 삐치는 남자에게 왜 자꾸만 끌려갈까? 아휴, 우리 언니 답답해. 바보! 결혼하지도 않을 거면서 만나긴 왜 만나? 이렇게 생각하는 당신은 언니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착한 동생입니다.

그러나 남의 눈에는 쩨쩨하고 매력 없는 남자지만 언니한테는 매력 짱이라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사랑은 눈에 콩깍지가 씐다고 하잖아요? ‘지 눈이 안경!’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랑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도 안되는 신비스러운 것이랍니다. 그 아저씨랑 헤어졌던 언니가 또다시 그 아저씨를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은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죽어도, 참을 수 없을 만큼 답답하다면 언니랑 ‘솔직 토크’를 나눠보세요. 그리고 동생의 견해를 언니에게 들려주세요. 동생의 진실이 담긴 사랑을 듣고 난다면 언니도 다시 한번 자신의 행동을 점검해보지 않겠어요? 물론 최종 선택은 언니가 하겠지만요. 자, 100개의 생각보다 1개의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그냥 모른 척해버릴까? 헤어지라고 말할까? 생각만 하지 말고 당장 언니에게 데이트를 청하세요. 그리고 동생의 사랑을 말해주세요. 아셨죠?

◆ 최윤희 선생님은 1969년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 1984년 금강기획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하여 부국장까지 지내다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현대방송 홍보부 국장을 역임했습니다.

평소 카운슬러 역할을 도맡아 해오던 그녀는 현재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각 기업체, 공무원, 시민 등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영상매체 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KBS 라디오 등의 방송 프로 그램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으며, 최윤희 선생님의 저서로는 수필집 <행복, 그거 얼마예요?>와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 <당신의 위대한 힘을 꺼내라!>, <최윤희의 행복동화>, <멋진 노후를 예약하라> 등이 있습니다.

(코스모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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