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미로 대표가 로비창구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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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못 열어보고 폐업
사행성 게임장들이 철퇴를 맞고 있다. 18일 바다이야기 게임장 간판을 내걸고 개업을 준비하던 서울 용산의 한 게임업소(上)가 단속이 계속되자 문도 열어 보지 못한 채 29일 간판을 가리고 개업을 포기했다. 김형수.강정현 기자

김용환 안다미로 대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9일 상품권 발행업체인 코윈솔루션 대표 최춘자(45.여)씨를 전격 소환조사했다. 코윈솔루션은 권기재(49) 전 청와대 행정관 측이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업체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권 전 행정관이 자신의 어머니 명의로 코윈솔루션 주식 1만5000주(전체 지분의 0.49%)를 보유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기 위해 권 전 행정관에게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서울보증보험에 압력을 행사토록 청탁했는지도 캐물었다. 최씨는 검찰에서 "대주주 주식을 분산해 보유할 필요가 있어 남편(국세청 직원으로 최근 청와대 조사를 받고 사직)의 친구인 권 전 행정관 어머니 명의로 지분을 나눴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전 행정관의 집을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권 전 행정관은 소속기관인 국세청으로 전출됐으나 28일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의혹의 핵심으로 등장한 김용환씨"=검찰은 이날 상품권 발행업체인 안다미로 대표 김용환(48)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 6곳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정.관계 로비의 창구역할을 맡았다는 관련 제보와 진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상품권 인증제가 도입(2004년 12월 31일)되기 9일 전(12월 22일)까지 상품권 관련 업무를 맡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이사를 지냈다. 게임기 제조.유통업자의 모임인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 이사이기도 한 김씨는 올해 19개 상품권 발행업체가 기금 명목으로 조성한 20여억원을 건네받아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씨가 가족 등 10여 명의 차명계좌를 통해 100억원대의 로비자금을 관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지만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씨는 지난해 상품권 발행과 관련, "문화관광부 고시를 변경해 달라"며 문화부 고위관료에게 금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선 "경찰 고위간부가 수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수사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김씨는 2년 전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관계자에게 로비를 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2004년 11월 김씨를 상대로 영등위 아케이드 소위원회 의장 조명현(수감 중)씨에게 돈을 줬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안다미로 관계자는 "게임기 개발과 수출 위주인 회사 성격상 정치권이나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용환씨=1999년 음악에 맞춰 발판을 밟으며 춤추는 '펌프'게임기(일본에서 수입된 DDR 게임기와 유사)를 개발해 대박을 터뜨렸다. 90년대 아케이드 게임기 개발사업에 주력하다 2002년 회사 이름을 안다미로로 변경한 뒤 상품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종문.박성우.백일현 기자 <jmoon@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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