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연예인들 눈에 안띄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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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 출근중인 김종국

가수 심태윤은 자신을 '전차부대' 출신이라고 한다. 공익근무 요원인 그가 무슨 탱크부대? 전차부대란 버스 전용차선 단속 업무를 가리키는 공익근무 요원 세계의 은어. 그러나 스타급 연예인들이 주차 단속과 같은 대민접촉이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당사자의 요청이 있기도 하지만, 그들이 소속된 행정기관에서 이런 업무를 배정하지 않는 편이란 말이 맞다. 탤런트 소지섭의 근무처인 마포구청이 일본 아줌마팬들의 관광코스가 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대민 서비스 성격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익요원인 이상 대중들과 빈번한 접촉은 불가피하다. 해당 기관에선 팬들이 몰려와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대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업무를 맡긴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청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중인 탤런트 한재석은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는 교통지도과에 배속됐었다. 하지만 불법주차 스티커를 끊으려할 때마다 "탤런트 한재석 아니냐""한재석이 저기 간다"며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며 몰려들어 정상 업무 수행이 어려웠다고 한다.

구청에 출근중인 소지섭

서울 용산구청에서 복지관 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가수 김종국도 막 배치됐을 때만해도 오빠부대의 성화로 업무를 하기가 어려웠다. 복지관 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하루 종일 김종국의 퇴근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여중생들의 보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고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 같았다. 김종국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팬들의 복지관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이들의 무차별 '오빠 숭배'도 최근 주춤했다. 그는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충고에 따라 군 생활 내내 연예 활동을 연상시키는 모든 종류의 언행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수 조성모는 구리시청, 탤런트 이정진은 광진보건소에 근무 중인데, 이들 역시 대민 접촉이 거의 없는 보직을 맡고 있다.

퇴근 후 연예활동도 거의 자제하고 있어 대중의 눈에 띌 일이 별로 없다. 병역법에서 군생활 중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사회 정서도 공익요원으로 군생활을 대체하면서 연예 활동을 하는 것을 현역병에 대한'반칙'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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