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에 뒀다 털린 고려청자 감정가 7억 보물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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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고미술품 도난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보물급 고려청자가 발견됐다. 이 고려청자는 흑백상감 도판(陶板)으로 벽에 걸어두고 감상하는 작품이다. 은은한 비취빛 도판 둘레에는 국화와 모란 문양이 새겨져 있고, 중앙에는 봉황 두 마리가 날아오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12세기 고려 중기에 왕실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감정가는 최소 7억원으로 추정됐다.

한국고미술협회 김준석(55) 부회장은 "이 도판청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것으로, 화려한 문양이 상감돼 최소 보물급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다"고 감정소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고미술상 林모(45)씨는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도판청자를 음각연화문주전자 한점과 함께 샀다가 지난달 초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金모(47)씨에게 빚 3억1천만원 대신 넘겼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林씨는 "인사동 고미술상으로부터 일본에서 들여온 물건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金씨는 지난달 8일 오후 6시쯤 승용차에 고려청자를 실어두었다가 서울 서초구 K빌딩 지하주차장에서 白모(44).宋모(41)씨 일당에 털렸으며,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가운데 白씨를 붙잡아 특수절도 혐의로 1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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