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우박 사고는 조종사 과실 위기 상황 비상착륙 대처는 잘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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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비행 중 우박을 맞아 기체가 크게 손상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는 조종사가 비구름을 제대로 피하지 못한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설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조종사들이 비구름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비구름을 피하기 위해 잡은 비행 방향과 이격 거리도 충분치 않았다는 것. 사고 당일 항공기는 제주를 출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고 오후 5시40분쯤 경기도 일죽 부근 상공에서 우박을 맞아 비행기 앞 레이더 덮개가 떨어져 나가고 조종실 유리창이 깨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사고 당시 상공에 두 개의 큰 비구름이 있었는데 조종사가 이를 완전히 돌아가지 않고 구름 사이로 빠져나가려다 우박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기체 앞의 기상 레이더로 구름을 관찰할 때는 안테나 각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데 이를 한 방향으로만 고정시켜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가 비구름 속으로 들어간 뒤에는 속도를 시속 270노트(약 500㎞) 정도로 유지해야 하는데 한동안 325노트(약 600㎞) 이상으로 비행한 과실도 지적됐다. 위원회의 유병설 사무국장은 "우박을 맞는 과정에서 조종사 과실이 있지만 그 이후 비상착륙 등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는 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가 비상 상황에서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킨 공로가 크기 때문에 이들에게 상을 주기로 했던 원래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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