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보디 페인팅 작가인 채송화(대구보건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겸임교수)씨가 본사 스튜디오에서 9시간에 걸쳐 '디자인이 자아를 표현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 모델은 뮤지컬 배우 겸 보디 페인팅 전문모델인 정아림(25)씨.

2001년 12월 ㈜레인콤의 양덕준(52)대표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목적지는 실리콘밸리의 중심부 팰러앨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 산업디자이너 김영세(53.이노디자인 대표)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기술력은 자신있는데 디자인이 처집니다. 도와주십시오. 돈은 벌어서 내겠습니다."

자신의 회사에서 만드는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의 디자인을 부탁하며 '외상'을 요구하는 양대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영세씨는 흔쾌히 제안했다. "좋습니다. 다만 외상은 아니고 제 디자인의 가치로 자본 참여를 하겠습니다." 전형적인 벤처 투자 모델이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2000년 매출액이 80억원이던 회사가 올 상반기에만 9백억원어치를 팔아 세계시장 점유율 1위가 됐다.

디지털.디자인.아이덴티티-. 디자이너 김영세씨가 붙들고 있는 세가지 키워드다.

"디지털 시대에 디자인은 갈수록 중요해집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전화기.오디오 같은 전통적 제품들이 휴대전화.MP3 플레이어 등으로 바뀌어 손바닥에 쏙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은 기능이 아닌 디자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때문입니다."

그는 "요즘 소비자들은 쏟아지는 상품 속에서 자신의 개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이젠 기업이든 국가든 디자인이 곧 승부처라는 것이다.

이번 주 week&은 개인이 갖고 있는 물건의 디자인으로 그 사람의 '감성 유형'을 분류해 봤다. 가수 전인권,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윌리엄 오벌린 회장, 무용가 홍신자씨, 변호사 김갑유씨가 자신의 소장품을 공개했다.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이탈리아 패션 기업인 아르마니 그룹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회장을 비롯해 독일 BMW, 한국 삼성전자, 일본 산리오의 수석 디자이너들이 인터뷰에 응했다.

표재용.이경희 기자

권혁재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