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승만박사 항일운동 워싱턴 집무실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정부로부터 워싱턴지역의 ‘미확인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로 지정된 태평양전쟁 당시 구미위원부 사무실의 소재가 이민 100주년 워싱턴기념사업회(회장 박윤수)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구미위원부 사무실은 2차대전 말기 이승만박사가 항일운동의 본거지로 사용했으며 이후 1949년 장면박사가 주미한국대사관 개설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머물었던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다. 주소는 DC 노스웨스트 16번가 4700번지다.

▶ DC 노스웨스트 16번가에 자리잡고 있는 태평양전쟁 당시 재미 한인들의 항일운동 중심지였던 구미외교위원부 건물. 현재는 미국 안식일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기념사업회 채영창 한인사편찬위원장, 정세권 수석부회장, 정의경 한인유적발굴담당이사는 15일(수) 우래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부와 한인사회가 DC에 구미위원부로 사용됐던 유적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정부 공문서를 통해 정확한 소재지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DC 로간서클에 있는 대한제국 공사관건물과 마찬가지로 한민족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구미위원부 건물을 한국정부나 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가 항일유적지로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기념사업회가 이날 공개한 건물 등기부에 따르면 구미위원부건물은 이승만박사와 프란체스카여사가 1944년 4월25일 공동 명의로 구입했으며 12년뒤인 1956년 8월 27일 매각한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미국 안식일교회로 사용되고 있으며 1927년 지어진 단독건축물이다. 대지는 0.26에이커(약 320평), 건평은 지하실을 포함해 7,824 스퀘어피트(약 217.3평)다.락 크릭 내셔널 파크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등 주변환경도 매우 양호한 편이며 현재 시가는 200만달러정도로 추산된다.

 이 건물은 한국의 문화관광부, 한국근현대사학회, 독립기념관이 2002년 11월 공동으로 발행한 ‘국외항일운동 유적지 실태조사 보고서 2’에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워싱턴사무소’ 등과 함께 워싱턴지역의 미확인 항일운동 유적지로 기록되어 있다. 한국정부가 발굴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미확인 상태로 남겨두었다는 뜻이다.

 채영창 한인사편찬위원장은 “구미위원부의 소재는 공식 확인됐지만 이승만박사가 이 건물구입 재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건물매각대금은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에 관한 기록은 현재로서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구미위원부에 관한 자료나 사진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기념사업회에 연락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념사업회 정의경이사(하나부동산대표)는 건물의 구입가능성에 대해 “현재의 건물소유주인 안식일교회가 교회법상 건물을 매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하지만 구미위원부건물과 비슷한 환경, 비슷한 규모의 건물을 마련, 교환을 제안한다면 이에 응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지사=장도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