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간 2조5000억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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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사행 업종에서 세금 등으로 지난해 거둬들인 돈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무총리실.산업자원부.마사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국가 차원에서 육성되고 있는 경마.경륜.경정.로또복권.강원랜드 등 5대 사행 업종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4529억원이었고, 이 중 4분의 1 규모인 2조4339억원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세입으로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경마는 지난해 5조1548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에 대한 세금만 9279억원에 달했다. 경마에 부과되는 세금은 레저세(10%).지방교육세(6%).농어촌특별세(2%) 등으로 매출의 18%에 이른다. 이 중 8248억원이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명목으로 지자체에 배분됐다. 특히 경마장이 소재한 경기도가 5590억원을 가져갔다.

경마장을 운영하는 마사회 관계자는 "'바다이야기'와 같은 신종 도박 때문에 경마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세금이 과중해 경마 운영으로 조성하는 축산발전기금이 2002년 1834억원에서 지난해 67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경륜과 경정도 경마와 마찬가지로 18%의 세율이 적용된다. 두 분야에서 지난해 거둬들인 세금은 각각 2201억원, 740억원이다. 이들 사행 업종에 대한 세율 18%는 경마가 발달한 미국(2%).영국(2%)의 9배 수준이다.

국내 최대의 도박장으로 지난해 84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강원랜드는 입장료 명목으로 거두는 1인당 5000원의 특별소비세를 포함해 모두 3919억원을 세금과 배당금 형태로 국가에 냈다. 강원랜드의 최대 주주이자 정부 산하 기관인 광해방지사업단(옛 석탄산업합리화산업단)은 2000년 이후 강원랜드로부터 824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로또복권의 경우 지난해 2조71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서 정부가 확보한 돈은 1조273억원으로 17개 정부 부처의 각종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시장은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사행산업과 불법 도박시장을 합해 55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형사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바다이야기.스크린경마와 같은 성인오락실 시장 규모가 24조원에 이르며, 불법사설경마시장도 2004년 기준으로 3조3848억원에 달했다. 또 카지노바 시장 규모도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성인오락실이 성행하면서 강원랜드와 경마.경륜.경정 등의 매출이 줄고 있다.

경륜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게임을 하는 불법도박산업 때문에 지난해 매출이 6683억원 줄었다"며 "불법도박이 계속 성행하고 있어 올해도 매출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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