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성범죄자 '도피 천국'…처벌 느슨하자 해외서 몰려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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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범이 태국에서 붙잡힌 것을 계기로 태국이 해외 범죄자 특히 성폭행범의 '도피 천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고 AFP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경찰조사 결과 '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사건의 용의자인 전직교사 존 마크 카(41)는 지난 16일 체포되기 전 태국에서 교사직을 얻었으며 이전에도 수차례 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 보호단체와 범죄 수사 전문가들은 카의 예에서 보듯이 태국이 해외 범죄자들의 화려한(?) 도피처로 인식될 것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진 엔리키즈 '아태지역 인신매매 반대 연합' 부대표는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성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법률이 없는 형편"이라며 "아시아는 성범죄자들의 도피처 천국 낙원 등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과 지난주에는 캄보디아와 이웃한 태국 국경지방에서 어린이 성추행범인 한 호주인 수배자가 체포됐으며 작년 11월에는 악명높은 네덜란드 갱 단원이 유명 휴양지인 파타야 해변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태국의 불법경제를 다룬 책의 공동저자인 누알노이 트리랏씨는 "해외 범죄자들이 4G 즉 Guns(총) Girls(여자) Gambling(도박) Ganja(마리화나)가 풍부한 태국의 파타야 사무이 푸껫과 같은 해변 휴양지로 몰려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범죄자는 관광객이나 합법적 사업가를 가장해 관광객 틈 속에 숨어지낸다"며 "몇몇 범죄자는 은퇴 후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려 하고 어떤 범죄자는 이곳에서도 마약밀매와 돈세탁 매춘 어린이 성매매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국에서는 법 집행이 엄격하지 않고 특히 성범죄자는 신원 조사가 허술한 탓에 쉽게 학교에서 교사직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범인 카 역시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한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등지에서 교사로 일한 경력을 자랑했었다는 것.

수다랏 '아동 착취 투쟁 연합' 창립자는 "태국은 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 대가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해치는 희생을 치르고 있다"며 "분별있는 관광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키티 와시논다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태국은 개방국가라서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이로 인한 일부 부작용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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