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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얼굴 뒤엔 명 조련사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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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스타 플레이어나 구기 팀들이 우승하기까지에는 선수들 못지 않게 지도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항상 영광은 선수들이, 패배의 굴레는 감독·코치들이 떠맡게 마련인 것이 스포츠계의 생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도자들은 우승을 하거나 패배하거나 항상 외로움을 겪게 된다. 올 한햇 동안 뒷전에서 묵묵히 그리고 값진 땀을 흘린 감독들은 누구일까.
◇김정남(유공 축구팀 감독)
지장(지장) 김정남 감독에게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한해였다.
프로 최고참 팀 감독이면서 팀 창단 7년만에 국내 프로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것도 감격스러웠지만 올해 맞이한 수차례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지도자로서의 보람을 만끽했기 때문.
이종환(이종환) 창단 감독 밑에서 코치로 활약하다 지난 85년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까지 맡게되어 86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아시안게임·서울 올림픽 등 굵직한 성과를 몰렸다. 그러나 소속 팀 유공은 국내 리그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을 하지못해 팀에만 전력하게 된 올해야말로 주 감독의 명예가 걸려있었다.
김 감독은 초반 1무2패로 부진했으나 대표팀에서 복귀한 노수진(노수진)·조윤환(조윤환) 과 폴란드 용병 2명의 수혈로 선두에 나설 수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 마지막 4경기를 남겨 놓고 부친상을 당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시종 말없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 감독의 모습에서 비장함을 읽은 선수들은 크게 분발, 이후 4승1무의 성적을 올림으로써 값진 선물을 안겨주었다.
◇박창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팀 감독)
빙상인들은 흔히 박 감독을 얼음판에 미친 사나이라고 말한다..
박 감독은 60년대 한국 빙상 단거리 최고스타에서 70∼80년대를 거치면서 대표팀 감독만 16년째로 배기태(배기태)를 세계적 선수로 키운 1급 지도자.
해마다 3개월 이상 전지훈련과 대회출전으로 외국에서 살아온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밥을 몇끼 거를 때, 또는 자녀들이 몇달씩 떨어져 사는 아빠가 그리워 국제전화를 해올 때 인간적으로 가장 괴로움을 느꼈다는 얘기.
박 감독은 내년 3월 동계 아시안 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다. 할 일은 많이 남았지만 한국 빙상의 개선점은 기술이나 훈련 방법이 아닌 시설과 선수 층 확보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2선으로 물러앉아 빙상연맹 일을 도울 계획이다.
◇최희암 (연세대 농구감독)
연세대를 올 대학농구 3관왕(춘계연맹전·대학 선수귄·추계 연맹전)에 끌어올린 젊은 최희암(35)감독. 지난 87년 김동원(김동원) 감독 후임으로 연세대 사령탑을 맡아 2년만에 대학정상에 끌어올리는 쾌거를 이룩했다.
연세대를 거쳐 78년 현대전자 창단 멤버로 입단한 최 감독은 선수시절 태극마크 한번 달지 못한 무명선수 출신. 그러나 지도자로 변신한 후 수비에 강점을 둔 남다른 농구이론을 실전에 응용, 전개함으로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 감독은 농구기자단이 뽑는 올 최고 지도자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정동군(서울체고 레슬링 감독)
87년 서울 체고에 부임, 단 1년만에 무명인 서울체고를 일약 레슬링 강호로 키워낸 맹장. 28세의 젊은 나이로 일찌감치 지도자로 변신, 현역시절 이루지 못했던 국가대표의 꿈을 후배양성을 통해 시원하게 실천한 집념의 지도자다.
특히 올11월 레슬링사상 첫 고교생 국가대표인 김선학(김선학·16산)을 배출, 6관왕에 오르게 하는 등 뛰어난 기술교육과 통솔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체대 정동구(정동구)학장의 친동생인 정 감독은 형제 레슬러로서 현역 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국가대표의 뜻을 끝내 이루지 못하자 과감하게 지도자로 변신, 84년 면목중 교사를 거쳐 87넌 서울체고 감독에 스카우트됐다.
◇손영찬(동아대 복싱 감독)「살모사」·지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선수들을 닦달하는 독종 감독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지난 70년부터 모교인 동아대를 맡아온 최고참 20년 감독으로 동아대는 올해 들어 대학선수권대회(10월)에서 준우승했으며 경량급 간판 양석진(양석진) 김진호(김진호) 등 빼어난 선수들을 배출했다.
◇최관용(서울 체고 유도감독)
한국 여자유도를 세계 정상으로 이끈 숨은 주역. 올해나이 29세의 최관용 감독은 불모지로 남아있던 여자유도를 일궈 기름진 토양으로 가꾼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서울체고 출범과 함께 지도자로 변신, 현재 여자 대표팀코치로 활약 중. 대표 선수만도 정선용(정선용·56kg급) 조민선(조민선·52kg급) 박지영 (박지영·66kg급) 등 3명을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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