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표밭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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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공화당이 주요 표밭의 하나였던 '안보 엄마(Security Mom)'들의 표심을 갈수록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보 엄마'란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된 여성을 뜻한다. 흔히 자녀를 둔 기혼 여성들의 투표 성향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의 50%가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 답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지지는 38%에 그쳤다.

200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같은 집단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공화당 53%, 민주당 36%였다. '안보 엄마'들은 2004년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에게 56%의 지지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표심 방향이 2년 만에 반대로 변한 것이다.

공화당은 특히 최근 있었던 런던 테러 기도 적발에서도 별 이익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윈스턴은 "기혼 여성들은 테러의 위협보다 이라크 전쟁의 불확실성을 더욱 겁내고 있다"고 말했다. WP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이라크 전쟁, 유가 폭등, 경제 문제 등이 표심의 방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테러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공화당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아이의 엄마인 진 토머스는 "테러 문제는 일상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면서도 "워싱턴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상당히 실망하고 있어 공화당 지지를 철회하고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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