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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세 모녀 방화살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달2일 발생한 서울미아동오락실 세 모녀 소사사건은 사소한 부부싸움 끝에 남편이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북부경찰서는 19일 부부싸움 끝에 자신이 경영하는 오락실에 불을 지른 이현일씨 (32)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달2일 오전1시쯤 서울미아8동762성호오락실 내실에서 부인 김경애씨(3O)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오락실운영에 전념하자』고 요구했으나 부인 김씨가『내년7월 적금2천4백만 원을 탈 때까지 직장 생활을 해야한다』며 거절, 부부싸움을 했다는 것.
이씨는『86년 10평 크기로 시작한 가게가 2배 이상 커져 혼자 일하기 벅차니 직장을 그만두라』고 타일렀으나 부인 김씨가『참는 김에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고집, 화가 난 이씨가 안방에 석유를 뿌렸다는 것.
이씨는 방안에 불을 붙여 삽시간에 번지자 자신은 다리에 화상을 입고 빠져나왔으나 부인과 내실다락방에서, 자고있던 두 딸 혜경(9, 삼양국교3) 옥경(7, 삼양국교1)양등 3모녀는 불에 타 숨졌다.
이씨는 당초 화인을 실화로 신고했으나 경찰이 현장검증 결과와 이씨의 진술이 어긋나는 점을 지적하며 추궁하자 방화사실을 자백했다.
81년 결혼한 이씨 부부는 공장일과 행상 등을 하며 부부가 함께 돈을 모아 86년 오락실을 시작했으며 부인은 가죽점퍼 보세공장에서 월급30만원씩 받고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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