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인구 45% 지하철이 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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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하철건설공사가 85년10월 기존의 3, 4호선 개통이후 4년2개월만에 재개됨으로써 중병을 앓고있는 서울의 교통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됐다.
서울지하철 추가건설의 필요성은 그동안 날로 더해가는 교통난 해결방안 중 가장 비중있게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엄청난 건설비 마련의 어려움과 서울올림픽·정권교체의 와중에서 뒷전으로 밀려오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삽질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서울지하철 추가건설은 온종일 러시아워를 빚고있는 「지상교통난」과 「지옥철」같은 지하철 승차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고, 비교적 무공해 대중교통수단으로 쾌속성·대량수송성 등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상교통은 2000년까지 서울의 도로율이 현재 18%에서 단지 2% 늘어난 20%에 지나지 않게 될 전망이나 자동차 수는 현 추세대로 가면 지금보다 3·6배가량 많은 3백60만대에 이르러 주행속도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거의 치유 불가능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의 지하철은 현재 노선·차량의 절대부족으로 하루평균 3백10만명을 수송, 출·퇴근 때 승차밀도가 최고 3백50%까지 이르는 등 60, 70년대 시내버스이상의 「콩나물 지하철」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
외국과 비교해서 전철을 포함, 총길이 1백68·5㎞로 서울인구 1천명당 16㎞의 지하·전철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어서 뉴욕 59㎞, 런던 57㎞, 동경 50㎞, 파리 47㎞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2기 건설규모=3호선 연장노선 착공으로 시작된 2기 지하철건설에는 총사업비 4조4백50억원으로 신설 5∼8호선 4개 노선과 3개 기존노선 연장 등 모두 1백50㎞의 지하철을 2000년까지 건설하게 된다.
이같은 지하철 건설규모는 기존의 1∼4호선 4개 노선 총길이 1백16·5㎞(전철 제외)보다 33·5㎞가 더 길고, 건설비도 1기의 2조3천9백25억원보다 두배가량 많다.
2기 지하철건설은 3, 4호선 연장노선과 5호선 일부구간 건설이 92년12월 완공목표로 1단계로 잡혀있고, 나머지는 그 이후로 정해져 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짜여진 1단계 건설노선은 총47㎞로 총사업비는 1조1천8백억원.
이에 따라 1단계 건설노선의 ㎞당 단가는 2백51억원이 들게돼 70년대 초반 건설된 1호선의 34억원에 비해 7배이상 많이 드는 셈이다.
공사는 5호선이 착공되기 직전인 내년상반기까지 3호선연장 7개 공구와 4호선연장 1개 공구 등 8개 공구에서 벌어지나 5호선이 착공되는 내년5월 이후 40개 공구가 더 늘어나 모두 48개 공구에서 벌어져 시내 곳곳이 파헤쳐지게 된다.
◇건설특징=2기 지하철건설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설 5호선 2개지점과 7호선 1개지점 등 한강을 통과하는 3개지점이 국내 처음으로 한강밑의 하저터널로 건설되는 점.
세부계획이 확정된 5호선의 경우를 보면 여의도∼마포간 1·3㎞, 천호동∼광장동간 1·2㎞를 하저터널로 건설하게돼 서울지하철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게 된다.
하저터널 공사비는 교량을 건설하는 것보다 40∼50%의 공사비가 더 드는 문제가 있지만 지상의 교통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소음 등 공해발생이 없는 강점이 있다.
이밖에 신설노선은 기관사 없이 운행이 가능하고 크기도 현재보다 다소 작은 완전자동경전철(ATO)이 도입돼 터널크기가 높이는 현재 5·9m에서 5·4m로 줄고, 정거장 길이도 2백m에서 1백60m로 축소된다.
◇교통효과=2000년까지 2기 지하철 건설계획이 완료되면 대중교통 중추수단은 현재 시내버스에서 지하철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교통수단에서 지하철이 차지하는 수송분담률은 지금의 16·8%에서 45%로 크게 늘어나고, 지하철 타기도 수월해져 출·퇴근 때 평균 혼잡률도 지금보다 60∼80% 줄어든 2백% 정도가 될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내 거의 전 지역의 주요간선도로 밑을 지하철이 통과하게됨으로써 시내 어느 곳이나 1㎞이내 거리에서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돼 도심교통이 크게 분산된다.
특히 현재 지하철 수송인원의 40%를 차지, 다른 노선에 비해 과중이 극심한 순환선인 2호선의 분담률이 도심을 통과하는 5, 6호선 건설로 크게 완화된다. <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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