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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민족사의 정통은 고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중국의 사학자들 사이엔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한반도 민족사의 정통이며 발해가 고구려의 후속 왕조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있다.
이런 사실은 중국연변대 강맹산 교수가 중앙일보와 대륙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대륙 연구강좌」에서 최근 발표한 「고구려사 연구의 몇가지 문제」란 논문에서 밝혀졌다.
중국에서의 고구려사 연구동향을 다룬 이 논문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고구려 역사가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지위의 문제=학자들 중에는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서술한 신라정통설을 비판, 한국역사상 가장 강대한 국가였던 고구려를 민족사의 정통으로 내세워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또 고구려가 668년 나당연합군에 정복됐다고 하나 발해가 곧 그 계통을 이어 성립했으므로 신라의 7세기 삼국통일설은 잘못된 것이며 시대구분상 통칭 「통일신라시대」대신 남북조시대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발해는 고구려가 멸망한뒤 말갈족 두령인 대조영이 세운 소수민족국가로서 당의 한 지방정권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고구려의 영역과 역사귀속 문제=고구려의 영토에 관해서는▲유주(현 북경부근)와 그 이서지역인 전반동북지구 ▲요하이서의 동북지구 ▲요동지구와 조선반도의 중부이북지구로 비정하는 서로 다른 세들이 혼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지에서 발견되는 유적들로 미루어 고구려의 영토는 적어도 요하이서에서 연변일대에까지 이르는 매우 넓은 지구였다는 견해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구려 역사의 귀속문제는▲고구려가 조선고대의 국가이므로 완전히 조선역사속에 편입시켜야한다는 설▲고구려의 정치중심이동(평양천도)이 이루어진 427년을 기준으로 중국사와 한국사 속에 양단하여 편입시켜야 한다는 설▲고구려사는 한국사에 속하지만 중국동북지방사에 넣어도 무방하다는 설등이 정립해 있으나 대체로 고구려사가 한국사에 귀속된다는데는 반대의견이 없다.
■고구려의 건립연대 문제=먼저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쓸때 신라정통론을 내세우기 위해 고구려 건국연대를 실제보다 60년 내려 서술했다 하여 고구려가 기원전 97년에 건립됐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와 함께 고구려 건국을 완전한 국가형태를 갖추는 기원 3∼4세기로 잡는 견해도 적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기원전 3∼2세기에 성립돼 있던 고구려족의 소국들을 주몽이 통일하는 시점인 기원 2세기경을 건립연대로 추정하는 견해도 있다.
■고구려족의 기원문제=주몽이 기원전 37년 나라를 세운 다음 경내에 있는 사람들을 고구려족이라 불렀다는데서 고구려족-고구려국민으로 보는 견해와 고구려족을 중국의 진이전부터 존재한 고대민족으로 인정하는 견해등 두가지 견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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