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쇄 파업' 쌍용차 5300명 공장서 숙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소비 파업에 이어 옥쇄 파업까지-'.

노동계에 변종 투쟁 방식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6일 오후 6시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정문. 평택 완성차공장과 창원 엔진공장, 정비공장 다섯 곳에서 모인 쌍용차 노조원 5300여 명은 총파업 선포식을 한 뒤 전원 회사 내 공장으로 들어갔다. 노조원들은 담요와 라면.생수 등 비상식량을 들고 있었다. 공장에서 무기한 숙식하며 파업의 강도를 높여 가는 이른바 '옥쇄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17일 오전에는 서울 광화문으로 원정 시위를 다녀 올 예정이다. 노조는 옥쇄 파업을 위해 컵라면과 식수 1만여 개씩을 준비했으며 회사 측의 단전과 단수 조치에 대한 대비책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 측이 최근 554명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노동부에 제출하는 등 일방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11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파업 돌입 뒤 평택공장 정문을 컨테이너 네 개로 막고 최근 쌍용차 공동대표로 선임된 필립 머터우 등 임원 다섯 명(부사장급 두 명, 상무급 세 명)의 공장 출입을 막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구조조정 전문가를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은 정리해고를 위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실상 노조원들이 회사 시설물을 불법점거한 셈이지만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대화 창구를 터놓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회사 측은 18일 교섭을 재개키로 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협상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자신들의 파업을 비난하는 지역 상공업계를 상대로 '밥도 사먹지 말고 물건도 구입하지 말자'는 이른바 보복성 '소비파업'을 벌였다.

평택=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