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들판 연 이틀 "시끌법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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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분당에 26, 27일 이틀째 연 27만여명이 몰리며 이들이 타고 온 차들과 분당으로 통하는 수도권 전역의 도로가 막혀 북새통을 이뤘다.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1차분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공개된 26일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 일대엔 휴일을 이용, 내 집 마련 탐색을 하려는 사람과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투기꾼 등 20만 인파가 몰려 아수라장을 이룬데 이어 27일에도 7만여명이 운집, 신도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26일 새벽부터 경부고속도로 서울∼판교 구간, 서울 세곡동∼서울공항∼판교 인터체인지∼분당을 잇는 국도, 서울 문정동∼성남∼모란∼분당간 도로가 한꺼번에 몰려든 2만여대의 차량으로 12시간 여 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주차장을 이뤘다.
이 같은 북새통으로 강남에서 2O∼30분 거리인 분당까지 3시간 이상 걸렸으며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논두렁 지름길로 걸어가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아예 분당 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또 모델하우스까지 셔틀버스가 출발한 양재· 사당· 잠실야구장 부근엔 차를 기다리는 행렬이 4km에 이르는 등 강남일대의 교통소통에도 때아닌 체증현상을 일으켰다.
시민들은 이날의 교통혼잡으로 미뤄 분당신도시 입주후의 교통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몰린 인파로 인해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모델하우스 공개가 3시간이나 앞당겨졌고, 아파트 안내책자 10만여 부도 오후 1시쯤 모두 동나는 소동을 빚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들은 인파에 밀려 제대로 구경도 못한데다 화장실· 식당· 쓰레기장 등이 태부족 이어서 큰 곤욕을 치렀다.
도옥현씨 (41· 서울 노량진2동) 는 『대치동에서 이곳까지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며 『업체 측에서 교통편 · 화장실· 안내요원 등 아무런 준비 없이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것은 파렴치한 행위』 라고 분개했다.
이 같은 북새통은 30일부터 시작되는 1차 분 4천36가구의 분양신청 (2일 마감) 까지 시일이 촉박한데다 모델하우스를 한곳에 모아두고 신청 시작 4일 전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또 이른 아침부터 모델하우스 주변에 진을 치고있던 중개업자들은 『당첨되면 좋은 값에 팔아주겠다』고 부추겨 모처럼의 내 집 마련 열기에 투기 열풍까지 가세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인파 가운데 국민주택규모 이하 아파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주택자였으나 4O평 이상 희망자는 집을 늘리려는 사람들이었는데 모델하우스의 구조나 마감재 등에는 대부분 만족한 반면 기본형과 옵션형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불평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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