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슈퍼모델-레이싱걸, '같은 미인, 다른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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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미인의 대명사 미스코리아, 캣워크의 여왕을 뽑는 슈퍼모델,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무대의 꽃 레이싱걸, 한결같이 미인들의 경합이라는 면에서 공통점을 가진 세 분야에는 미인들에 대한 선정기준과 더불어 대중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미스코리아는 반세기동안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미인들을 뽑아왔다. 사자머리에 짙은 화장, 다소곳한 말투 등 미스코리아는 상징적인 느낌이 강했다.

전형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큼 고전미에 치중했던 미스코리아는 2001년까지 한 공중파방송에서 40년 넘게 방송되었을 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수영복심사, 드레스심사, 인터뷰 심사 등 모든 과정을 안방에서 지켜보며 점수를 매기는 것은 미스코리아만의 진풍경이기도 했다.

레이싱걸은 모터쇼가 활성화되면서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남성들의 전유물인 레이싱에서 섹시하고 관능적인 레이싱걸이 등장, 수많은 인파를 경기장으로 찾아오게 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스포츠 경기의 꽃이 치어리더라면 모터쇼의 꽃은 레이싱걸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5월 28일엔 국내 최초로 '레이싱 모델 오브 더 이어 2006' 개최해 최고의 레이싱걸을 뽑기도 했다. 레이싱걸 선발대회도 여타 미인대회 못지 않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다. 노메이크업과 메이크업 심사, 수영복 심사, 포즈심사, 댄스무대등 다양한 끼를 시험하는 과정을 선발되었으며, 특전으로 MP3플레이어 광고 모델의 행운까지 주어졌다.

최근 레이싱걸 출신의 오윤아가 연예가에 성공적인 안착, 높은 인기을 얻으면서 레이싱걸이 대대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반적 미인의 기준에서 다소 벗어난 듯 보이는 레이싱걸은 섹시함과 끼를 갖춘 신세대 미인들의 대거 포진되어있다.

슈퍼모델은 1992년 '슈퍼모델선발대회'를 시작으로 모델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몸매와 워킹, 옷맵시 등 모델의 가능성을 최대한 보는 대회 특성은 다른 미인대회와는 차별되는 점이다.

최근엔 한국 최고 전문 모델 양성이라는 의의가 무색할 만큼 스타의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 연예가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예슬, 한지혜, 공현주, 김빈우는 2001년 슈퍼모델선발대회 당시 한 조에 편성된 인연을 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 분야 모두 한해 최고의 미인들을 뽑는 '미의 향연'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미스코리아와 슈퍼모델의 경우 부러움과 함께 경외심을 갖는다면 레이싱걸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좀 다르다. 남성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레이싱걸은 상업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경향이 크다. 섹시화보, 남성잡지 등을 통해 '레이싱걸'은 소비적인 문화를 양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

미스코리아는 반세기 동안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미인대회였지만, 최근 '안티 미스코리아'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으로 중계권이 옮겨간 뒤 보다 자유로운 방송권한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다시 한번 명성 부활을 노렸다. 또한 미모와 학력을 겸비한 후보들을 대거 입상시키면서 새로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미'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미스코리아, 슈퍼모델, 레이싱걸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관심의 대상이다. 각각 특성과 성향이 다른 세 대회가 각각 다른 미의 관점을 가지고 진행된다는 것, 그 점이 오히려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기도 하다.(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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