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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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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독일정부는 공항청사 벽에 대형 태극기와 흑색·빨장·노랑의 독일연방공화국 국기를 나란히 걸고 청사주변에 여러겹의 경찰병력을 배치한데다 환영식이 거행되는 동안 계속 상공에 감시헬기를 선회시키는등 경호에 만전.
이어 노태우 대통령 내외는 대통령궁으로 옮겨 공식환영식에 참석.
흰색 머플러와 감색코트 차림의 노대통령과 옥색 한복에 보라색 두루마기를 차려 입은 김옥숙여사는 승용차편으로 대통령궁에 도착, 바이츠제커 독일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앞뜰에 도열해 있던 양측 환영인사들과 인사를 교환.
이어 노대통령은 바이츠제커 대통령과 의장대 앞으로 이동, 사열대에 나란히 서서 군악대의 양국 국가연주를 들었으며 이어 3군의 장대를 사열한뒤 대통령궁 현관으로 장소를 옮겨 방명록에 「대한민국 대통령 노태우」라고 서명.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독일로서는 가장 의미있는 때에 방문해 주셔서 고맙다』 고 인사했으며 이에 대해 노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변화는 전세계의 관심이 되고 있으며 변화의 와중에 이렇게 환대해줘 고맙다』면서 『한국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싶었다』 고 답례.
예정보다 15분가량 길어진 1시간동안의 환담이 끝난뒤 두나라 정상은 2층 오찬장으로 장소를 옮겼으며 오찬에 들어가기에 앞서 독일 대십자훈장과 우리나라의 무궁화 대훈장을 교환.

<"우방에 북한교류 권장">
○…노태우 대통령과 바이츠제커 서독대통령은 환담을 끝낸뒤 대통령궁의 오찬장으로 올라가 부인들과 함께 서울올림픽, 한국의 경제부흥등을 화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약1시간동안 오찬.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기적을 칭송하며 『한국이 이룬 경제기적이 이미 북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북한국민들도 발전된 한국의 실상을 알고 있느냐』 면서 동독의개방사태가 동독국민들이 자유롭게 서독 TV를 시청할수 있는데서 비롯됐음을 설명.
이에 대해 노대통령은 『북한주민들은 한국의 TV는 물론 라디오도 청취할수 없는 극도의 폐쇄사회에서 생활한다』 면서 『북한의 개방을 위해 한국의 주도로 대화와 교류를 추구하고 있으며 우리 우방들에도 북한과의 교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며 우리의 7·7선언과 자신의 유엔연설 배경등을 설명.

<하원의장과 35분 환담>
○…노태우 대통령은 20일 오후 국회의사당을 방문, 서독연방 하원의장인 리타 쥐스무스 여사와 남북한관계, 동서독관계, 최근의 동구변화등을 화제로 약 35분간 환담.
쥐스무스 의장은 다원화되어 가는 연방의회의 기능을 간략히 설명한뒤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가』 라고 질문했고 노대통령은 우리의 북방정책과 평화통일 정책을 설명한후 『우리가 서울올림픽을 기해 남북한간 벽을 허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남북한간의 벽에 앞서 동서독의 벽이 먼저 무너졌다』면서 『이곳 독일엔 화해의 봄이 왔지만 우리 한반도의 휴전선은 지금도 꽁꽁 얼어 붙어있다』 고 설명.

<"북한 결국은 개방될 것">
○…바이츠제커 서독대통령은 20일 오전(한국시간 21일 새벽) 노태우 대통령을 위해 유서깊은 사교·문화 행사장소인 레두트에서 베푼 만찬에서 최근의 베를린 장벽 붕괴와 관련, 『쇠로 되었건 대나무로 되었건 분단의 장벽은 이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고 강조.
노대통령은 답사에서 브란덴부르크문은 열렸으나 북한으로 통하는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는 아직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다리」 라고 한반도의 현실을 설명한뒤 『북한은 개방을 받아들이는 마지막 땅이 될지도 모르나 그것을 끝내 거부하지는 못할 것』 이라고 역설.

<본=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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