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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AZ 맞아도 된다니…” 고무줄 방침에 3040 부글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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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0·40대 사이에서 원래 접종키로 한 mRNA(화이자·모더나)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바뀌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AZ 접종 가능 연령을 하향하면서다.

“알아서 위험 감당하란 거냐” 비판 #영국, 30대 안 맞히자 혈전증 급감

지난 14일 백신을 예약한 직장인 A씨(31)는 “예약 당시 mRNA 백신이라고 해서 안심했는데 갑자기 AZ를 맞으라고 할까봐 걱정된다”며 “젊은 세대에게 혈전증 논란이 있는 AZ 물량이 남는다고 제한을 풀어버리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20일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1)도 “AZ로 바뀌면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지금은 ‘잔여 백신 접종 가능’이지만 모더나가 안 들어오면 과연..?” “언제 그 기준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걸 근거로 AZ도 전 국민 접종 건에 포함할 가능성이 높아진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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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정부는 만 30~49세 연령층도 AZ 잔여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둔다는 의미”라며 “30∼40대에게 AZ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으라고 제안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을 우려해 50대 이상에만 AZ를 권고해 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령 하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국민 스스로 알아서 위험을 감당할지 말지 결정하라는 건데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0~40대 중 몇 명이나 AZ를 맞겠느냐”며 “연령을 이렇게 올렸다 내렸다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긍정적인 반응도 없진 않다. 한 맘카페에선 “어차피 부작용은 알 수 없는데 당장 17일에 병원에 전화해서 맞으러 가야겠다” “주민등록번호 끝자리가 8이라서 10부제 예약 기다리기 힘들었는데 잘됐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 병원 연구진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서 “AZ 백신 접종 후 혈전 증후군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 5월부터 AZ 백신 접종 권고 연령을 30세에서 40세 이상으로 올렸다. 지난 4주 동안 AZ 백신 접종 후 혈전증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논문 주저자인 수 페이버드 박사는 “AZ 백신을 40대 이상으로 제한하면서 혈전증 급증 사태는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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