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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기념사진 찍었다가…밥줄 끊기게 된 中유명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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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저한이  2018 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찍은 사진(왼쪽). 웨이보 캡처

장저한이 2018 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찍은 사진(왼쪽). 웨이보 캡처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고 사진을 남겼던 중국 연예계 스타가 광고가 모두 끊기고 연예계에서도 퇴출당할 처지에 놓였다.

15일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무협 판타지 드라마 '산허링'(山河令)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장저한(張哲瀚·30)이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한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야스쿠니 신사는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을 거쳐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등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또한 장저한이 2019년 일본 노기(乃木) 신사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이 신사엔 중국의 지배권을 놓고 러시아와 벌인 러일전쟁에 참전한 일본 육군 장군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1849~1912)가 봉안돼 있다.

국민적 분노를 산 장저한은 지난 13일 "무지했던 스스로가 부끄럽다. 그간의 부적절한 행동에 깊이 사과한다", "나는 친일파가 아니고 중국인"이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장저한은 홍보 모델로 일해오던 25개 넘는 기업과의 계약이 모두 끊겼다. 코카콜라, 덴마크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 중국 음료업체 '와하하'(娃哈哈) 등이 일제히 장저한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드라마 '산허링'에 출연한 장저한(왼쪽) 바이두

드라마 '산허링'에 출연한 장저한(왼쪽) 바이두

향후 연예계 활동도 쉽지 않아 보인다. 15일 중국공연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회원사에 장저한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했다. 협회는 "연예인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는 것은 기본적인 직업적 소양"이라면서 "무지는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들의 시선도 따갑다. 인민일보는 지난 13일 장저한을 겨냥해 "막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민족의 대의에 대한 어떤 도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도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고 민족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모르고 한 일이라고 간단히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국 매체는 "장저한이 '산허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지 6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추락하는 데는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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