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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초교서 흑인·백인 분리 수업…“더 많은 기회” 황당 해명

중앙일보

입력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리 린 초등학교. 학교 홈페이지 캡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리 린 초등학교. 학교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흑인과 백인 학생들을 분리해서 수업을 진행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및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 사는 43세의 흑인 여성 킬라 포지는 최근 자신의 딸이 다니고 있는 메리 린 초등학교에서 흑인과 백인 학생들을 나눠서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학교는 흑인 학생을 위한 학급 2개 반과 백인 학급 6개 반을 나눠서 운영하고, 교사 또한 분리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킬라 포지는 “학교 교장으로부터 내 딸이 특정 교사의 수업에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길 듣고 상황을 알게 됐다”며 “흑인 부모로서 내 아이의 선생님은 두 명이지만, 백인 부모는 6명의 선생님을 택할 수 있다. 이게 말이나 되는가”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의 교장 샤린 브리스코도 흑인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교장은 킬라 포지의 항의에 대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 반을 (인종 별로) 분리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리 린 초등학교의 교장 샤린 브리스코. 학교 홈페이지 캡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리 린 초등학교의 교장 샤린 브리스코. 학교 홈페이지 캡처

킬라 포지는 자신의 딸이 백인 학생들 반에 배치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교장은 킬라 포지의 딸이 소외되고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킬라 포지는 WSB-TV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같은 흑인 여성과 이 시대에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흑인과 백인 학생 반을 나누는 게 왜 좋은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킬라 포지는 미 교육부 시민권리 사무소에 학교와 교장이 민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그의 변호인은 “학교 측은 인종에 따라 학생들을 서로 다르게 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공립학교 당국은 킬라 포지의 주장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고, 적절한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당국 관계자는 “애틀랜타 공립학교는 인종에 따른 학급 배정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개로 미 교육부 또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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