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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붉힌 김연경, 국대 은퇴 선언 "꿈같은 시간 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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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V

김연경이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V

'배구 여제' 김연경(33·상하이)이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4위.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은 '국가대표'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경기 뒤 은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배구) 협회와 회장님이랑 얘기해야겠지만 사실상 이번 경기가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은 물론이고 내년 9월 예정된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을 얘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의 중흥기를 이끈 핵심이다. 함께 대표팀을 이끈 양효진, 김수지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모두 30대 초중반이어서 도쿄올림픽이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라스트댄스'라는 평가가 많았다. 당초 8강이 목표였지만 강호 터키를 격파하고 준결승에 진출,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준결승 브라질,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에 연이어 패해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경기였다. 여기까지 온 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조차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와 기분 좋게 생각한다. 경기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후배들에게) 웃으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잘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아무래도 그동안 고생한 게 있어서 눈물을 보이는 것 같다. 이번 대회 정말 많은 관심 속에서 올림픽을 치렀다. 너무 즐겁게 배구했다. 조금이나마 여자배구를 알릴 수 있게 돼 기분도 좋다. 정말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배구 여제'의 올림픽 도전도 막을 내렸다. 김연경은 처음 출전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선 4위, 2016년 리우 대회에선 5위를 기록했다. 그는 "런던은 별생각 없이 갔고 리우는 많은 욕심을 가지고 갔던 올림픽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그냥 후회 없이 하고 돌아오자는 생각이었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두자는 생각으로 왔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우리가 해야 할 미래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여기까지 끌어올렸던 여자배구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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