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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감독 두번 하니 힘드네요. 선수들 보며 짠했죠"

중앙일보

입력

7일 일본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17번홀에서 박세리 감독이 고진영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일본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17번홀에서 박세리 감독이 고진영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을 두 번 하니 힘드네요. 선수들을 보며 마음이 짠했죠.”

노메달에도 최선 다한 선수들에 박수

도쿄올림픽을 마친 박세리 한국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의 소감이다.

한국여자골프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세계랭킹 2, 3, 4, 6위가 출전해 ‘어벤쥬스(어벤져스+달콤한 쥬스)’라 불렸다. 하지만 고진영과 김세영이 10언더파로 공동 9위권, 김효주가 9언더파로 공동 15위권, 박인비는 5언더파로 공동 23위권으로 대회를 마쳤다.

5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땄지만, 이번에 선수단은 노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 감독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결과에 욕심이 있었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 전 이번 올림픽은 흡족하다”며 “선수들이 서로 많이 의지했다. 특별히 다독이거나 플랜을 짠 건 없었다. 단지 경기에서 매번 최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했다. 올림픽은 금, 은, 동메달만 본다. 그런 압박감이 쉽지 않다. 메달보다 더 중요한 건 무사히 마치는 것이었다. 매번 (코로나) 검사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에 대해 박 감독은 “어제 3라운드 때 스코어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한국에 기회였는데, 우리 4명 다 이상하게 잘 안 풀렸다. 오늘은 굉장히 잘했다”고 했다.

박세리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이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4라운드에서 연습하는 김세영에게 양산을 씌워주고 있다. [뉴스1]

박세리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이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4라운드에서 연습하는 김세영에게 양산을 씌워주고 있다. [뉴스1]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 일본 특유의 ‘찜통 더위’가 극심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변수도 많았다. 박 감독은 “이번 올림픽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선수들도 그렇게 지쳐 보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물을 많이 섭취했지만 숙소 들어가서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했다. 특히 무더위에 고전한 박인비에 대해 박 감독은 “인비 선수는 올림픽 2연패를 생각 안 할 수 없었다. 항상 언론에서 기사가 나오고 부담감이 꽤 있었을거다”고 안쓰러워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냥 고맙다. 열심히 해준 것도 고맙고,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선수들이 힘들지, 제가 힘든가요? 선수들 보면 고마운 마음만 든다”고 했다.

박 감독은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파리올림픽에도 감독으로 도전할까. 박 감독은 “감독을 두 번 하니 엄청 힘들더라. 선수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지더라. 선수를 해봐서 그 상황을 잘 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많이 안타깝다. ‘선수들을 어떻게 더 케어할까, 어떻게 선수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맴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또 감독으로 나갈지 몰라서. 파리 올림픽은 금방 다가온다. 지난 5년도 빨랐다. 제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한테도 좋겠죠”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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