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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아 울지 마, 이제 시작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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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유빈이 27일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이 27일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탁구 신동’에서 ‘막내 에이스’로 성장한 신유빈(17·대한항공)이 올림픽 개인전을 아쉽게 마쳤다.

개인 32강서 탈락한 탁구 신동 #눈물 보인 뒤 “아쉽지만 재밌다” #다음주 여자 단체전 메달 목표

신유빈은 27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3회전(32강)에서 두호이켐(25·홍콩)에게 2-4(10-12, 5-11, 11-8, 11-8, 4-11, 6-11)로 졌다. 2회전에서 베테랑 니시아리안(58·룩셈부르크)에게 4-3 역전승을 거둔 신유빈의 첫 올림픽 단식은 여기서 멈췄다.

신유빈은 세계 랭킹 85위, 두호이켐은 세계 15위로 격차가 컸다. 그래도 초반부터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1세트 초반 3-0으로 앞선 신유빈은 10-8에서 4점을 연달아 빼앗겨 10-12로 졌다. 다 잡은 1세트를 놓친 뒤 2세트는 5-11로 졌다.

패기를 앞세워 반격했다. 3세트를 11-8로 따낸 신유빈은 4세트마저 11-8로 이겨 균형을 맞췄다. 5세트 3-3에서 4-11로 무너졌다. 6세트는 6-11로 패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오히려 흔들렸다.

신유빈은 다섯 살 때인 2009년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 열 살이었던 2014년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탁구장을 운영한 탁구 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탁구를 배웠다. 고교 진학 대신 실업팀 입단을 택한 그는 무섭게 성장했다. 201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가 됐다.

신유빈은 올림픽 대표팀 막내이지만, 에이스처럼 침착했다. 첫 올림픽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추교성 탁구 여자대표팀 감독은 “유빈이가 경기 중 ‘여기서 지면 어떻게 하나’ ‘이렇게 지는 건가’ 하고 걱정하면서도 마음을 잘 추슬렀다”며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현정화는 “니시아리안과 경기는 신유빈이 더 성장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유빈은 어린 시절부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꿈”이라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는 “첫 번째 올림픽이지만, 그래도 메달 하나는 꼭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찬 신유빈도 개인전 패배 후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져서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 신유빈은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삼성생명)와 함께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여자 단체전을 준비한다. 신유빈은 “단체전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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