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웅주의자 자기반성 기회 됐으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소영웅주의자나 기회주의자들이 십상 잃어버렸음직한 「자기」를 돌이켜보게 하는 공연이 됐으면 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살아 굴러 가야하는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힘은 앞에 나서는 일부가 아니라 말없는 대중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겠고요.』
21∼24일 오후7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88서울예술단의 뮤지컬『주목받고 싶은 생』의 연출을 맡은 김영렬 씨(43·사진).
지난 75년 피터 셰퍼 원작 『에쿠우스』를 연출해 8백여 회에 걸친 공연으로 26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에쿠우스 선풍」을 일으켰던 그가 원로 극작가 이근삼 교수의 작품 『유랑극단』을 현대적 감각의 2 시간 짜리 뮤지컬형식으로 다듬어냈다.
「춤추는 협회」「요 화 추월 이부」「복부인 풀이」등 5개의 극중 극 형태로 세태를 풍자하는 이 뮤지컬은 최경식 씨 작곡의 합창 및 독창곡 25곡과 흥겨운 군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 12개 지방도시 순회공연 (10월19일 ∼11월4일) 에서도 갈채를 받았다고.
『올 들어 우리 나라에도 모처럼 일어난 뮤지컬 붐을 잘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춤·노래·연기가 다 갖춰진 대중적 오락물인 만큼 남녀노소 모두 편안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전문공연단체가 하나쯤 생긴다면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지난해 봄부터 약1년간 KBS-2TV 『TV손자범법』의 연출을 맡아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그는 『방송국 일에 매여 한 동안 연극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새 해부터는 매년 적어도 두 작품쯤을 연극무대에 내놓고 싶다』고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