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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중 부상도 아니고, 백신 준비 안 돼 이런 일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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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버스에 탑승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2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장병들은 군 병원 두 곳, 군과 민간의 생활치료센터 각각 한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특히 중등도 증상을 보이는 3명을 포함한 14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진행 후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군내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뉴스1]

버스에 탑승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20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장병들은 군 병원 두 곳, 군과 민간의 생활치료센터 각각 한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특히 중등도 증상을 보이는 3명을 포함한 14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진행 후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군내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뉴스1]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의 장병 전원이 20일 오후 서울공항으로 귀환했다. 사상 초유의 집단감염으로,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3개월여 앞당겨 귀국하는 장병들의 부모는 군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장병 부친 “누가 군대 보내고 싶겠나” #SNS선 “이게 K방역인가” 쏟아져 #감기약만 처방엔 “억장 무너진다” #작전명 ‘오아시스’에도 비판 댓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실에는 귀환 전날인 지난 19일 소속 장병의 부친 A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의원실 관계자에게 도움을 청하며 “전투 중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고 (백신 등이) 준비가 전혀 안 돼 이런 일이 생겼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싶겠냐”고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청해부대의 초동 대응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의원실 관계자에게 “(아들에 따르면) 7월 2일부터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 독감에 걸린 병사들이 맛이나 후각을 잘 못 느껴 일반적인 독감일 리가 없다. 코로나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했으나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사들이 일반적인 감기와는 다르다고 수차례 보고했는데 간부들은 코로나 의심도 안 했다고 한다”며 “병사들 체온이 39~40도까지 오르는데 타이레놀 2알씩 주면서 버티라고 했다”는 말을 전하며 하 의원이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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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장병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이 다수였지만 ‘K방역’으로 불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청해부대 장병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점 등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그 자랑하던 ‘K방역’이 이런 것이냐” 등의 글이 쏟아졌고, 한 네티즌은 “청해부대 장병을 (정부가) 사지에 몰아넣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일부 장병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감기약 처방만 있었다”는 장병 아버지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분노는 더 커진 분위기다. 맘카페 등에서는 “부모 된 마음에서 억장이 무너진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국방부가 지난 18일 “청해부대 34진 전원의 안전 복귀를 위해 ‘오아시스 작전’에 들어갔다”며 공식 페이스북에 공지한 글에는 특히 비난 댓글이 많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작전명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안전하게 장병들을 복귀시켜 빠른 치유와 안식을 염원하는 차원에서 지어졌다. 그러나 ‘오아시스’라는 작전명에 불쾌함을 드러내는 의견이 잇따랐다. “작전명 신경 쓸 여유가 있었으면 진작 파병 장병들에게 접종했어야 했다” “오아시스 찾기 전에 사막에 들여보내지 말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청해부대 34진과 임무 교대를 한 33진(최영함) 소속 한 장병은 “출발 2주 전부터 배 밖으로 못 나가고, 승선 전 전원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는 등 방역에서는 철저했다”며 “그런 철저함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SNS에는 ‘#청해부대 34진’이라고 밝힌 장병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장병은 “공군 수송기로 조기 복귀한다. 잘 지내고 있다”며 자신의 안부를 알렸다. “모두 수고했다” “고생 많았다. 한국에서 보자”처럼 서로를 다독이는 장병들의 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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