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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장관 6번째 머리 숙인 날, 군 “군사외교력 빛 발휘” 자화자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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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군 당국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한 청해부대 귀환 작전을 놓고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고 20일 국회에 보고해 비판을 자초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청해부대 34진 긴급복귀 경과 및 향후 대책’이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청해부대 후송작전 홍보자료 내 #군 내부 “자성해도 모자랄 판에…”

해당 자료에는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동원한 청해부대원 301명의 긴급 후송 작전에 대해 “양국 국방부 장관 간 긴급 공조 통화를 통해 현지 국가의 적극적인 협조를 견인했다”며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고 성과로 홍보했다. 그러면서 “최단 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대규모 해외 의무후송 사례”라고도 자랑했다.

한기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사태를 놓고 자화자찬에 빠진 한심한 작태”라면서 “국방부 장관이 머리를 숙인 당일에 국회에 와서 이런 보고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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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취임 후 6번째로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원인철 합참의장, 박재민 차관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이 때문에 군내에서조차 ‘자화자찬 자료’는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군 고위 관계자는 “후송 작전을 왜 하게 됐는지 자성해도 시원찮을 시기에 저런 식으로 국회에 보고했다는 데 대해 군인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며 “사과 발표의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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