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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함장·부함장도 확진…청해부대 '지휘부 무력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감염 사태로 창설 9년 만에 임무를 중단하고 귀국하는 청해부대 34진에서 함장을 포함한 장교단 다수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함 지휘하는 함장과 부함장 확진

청해부대 34진 44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 연합

청해부대 34진 44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 연합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19일 중앙일보에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청해부대 장교단 30여 명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양성(확진)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늦게 국방부 관계자는 “장교 33명 중 함장과 부함장 등 19명은 양성, 14명은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알려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체 부대원 301명을 대상으로 한 PCR 전수결과에서 179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68명을 포함한 전체 확진자는 247명이 됐다.

확진자 가운데 함장(대령)과 부장(중령, 부함장)이 포함됐다. 청해부대의 주력인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엔 보통 20여 명이 장교들이 타지만, 아프리카 아덴만에서의 해적 퇴치를 위해 꾸려진 연합해군사령부(CFMCC)와 연락 등을 위해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장교단 대부분이 감염되면서 청해부대 34진은 더 이상의 작전 수행이 어려워졌다. 함장 등은 다만 통상적인 작전과 달리 교대 병력이 함정을 인수 하기 전까지 방역 대책 등의 임무를 하고 있다.

청해부대 지휘부의 코로나19 무력화는 초기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로 방역 저지선을 치려는 군 당국의 대책이 실패했다는 의미다. 지난 15일 청해부대에서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80여 명의 관련 증상자가 코호트 격리를 받았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함장과 부장은 격실의 층이 다르다. 그런데도 모두 감염된 것은 함내 공조 시스템이 서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함내 코호트 격리는 실효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합참이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봉책에 불과한 선내 코호트 격리를 청해부대에 지시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의 경우 코로나19 백신만이 유일한 대책이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좋으니 이제 해외 파병부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실히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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