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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영웅'의 노백신 '회군'…청해부대 82% 확진 쇼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 301명 가운데 2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공중급유수송기 2대에 나눠 후송할 계획이다. 사진은 문무대왕함 자료 사진. [연합뉴스]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 301명 가운데 2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공중급유수송기 2대에 나눠 후송할 계획이다. 사진은 문무대왕함 자료 사진. [연합뉴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이 코로나19 피해로 초토화됐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현지 보건당국의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부대원 301명 중 82%인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01명 중 247명 확진, 4명은 판정 불가 #확진자 폭증해 수송기에 격벽 설치 귀환 #파병부대 통째 회군은 창군 이래 처음 #수송기 현지 도착, 이르면 20일 귀국

당초 6명이었던 확진자가 나흘 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나머지 장병 중 4명은 판정 불가 통보를 받았고, 음성인 50명 중에서도 추후 발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덴만의 여명’ 작전 등 눈부신 활약으로 해외 파병부대 역사를 새로 써 온 청해부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인 코로나19에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창군 이래 파병부대가 통째로 회군하는 일은 처음이다.

청해부대원 82% 코로나19 확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청해부대원 82% 코로나19 확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합참에 따르면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는 1명 늘어 16명이다. 이들 중 중증 환자는 1명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18일까지 3명이었던 집중 관리 환자가 1명으로 줄었다”며 “나머지 1명도 호전되는 상황이어서 의료진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로 후송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무대왕함 장병 전원을 후송하기 위해 18일 오후 떠난 공중급유수송기 2대는 19일 오후 1시40분쯤 현지에 도착했다. 1호기는 장병을 태운 뒤 오후 7시 25쯤 현지공항에서 이륙해 한국으로 출발했고, 2호기도 약 30분 뒤 뒤이어 이륙했다. 1·2호기 모두 20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사정이 원활할 경우 이르면 20일엔 한국에 도착할 것 같다”며 “환자는 곧바로 전문병원으로 후송하고 나머지 장병은 격리시설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 모두에게 국내에서 PCR 검사를 새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담 의료기관 및 생활치료센터, 군 내 격리시설을 확보 중”이라며 “중앙사고수습본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청해부대 얼마나 멀리 있나 그래픽 이미지.

청해부대 얼마나 멀리 있나 그래픽 이미지.

당초 확진자와 음성 판정자를 구분해 수송기 2대에 나눠 데리고 오려던 계획은 확진자가 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군 소식통은 “290인승 규모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확진자를 한 수송기에만 태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국내 출발 전에 수송기 내부에 임시 격벽을 설치해 확진자와 비확진자, 후송작전 투입 병력이 각각 머물 장소를 공간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무대왕함 귀환작전도 동시에 진행된다. 수송기를 타고 간 해군 병력 148명이 현지에서 문무대왕함을 인수한다. 이 과정에서 침실, 식당 등 공용구역을 중심으로 2차례 방역을 할 예정이다.

이후 전원 장교와 부사관으로 구성된 귀환작전 요원들은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작성한 ‘테크 노트(tech-noteㆍ장비 특성 및 정비 계획 등을 담은 기록)’를 이용해 비대면 방식으로 군함을 인수한다. 국내 기지로 돌아오는 데는 최장 50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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