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해부대 집단감염 터졌는데···당국 "백신 없어서 못 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해부대가 해상종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제공]

청해부대가 해상종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장병 전원이 조기 귀국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승조원 300여명 모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장병들을 무방비 상태로 내보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당시 백신이 없어 파병 군인에 접종을 하지 못했다. 국내 접종이 마무리되면 접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미온적인 답변을 내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청해부대에 왜 백신이 지원되지 않았냐'는 질문이 나오자 “1분기 백신이 없는 시절에 파병된 군인들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분기 초 요양시설·요양병원 입소자나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이어가다가 4월부터 예외적으로 필수목적 출국자에 대한 접종을 진행하며 파병군인에 대한 접종도 진행했는데 백신이 부족해 일부는 접종을 못 했다는 설명이다.

홍 팀장은 이어 “국군은 4월 말부터 접종을 시작해 7월 현재 2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외국의 파병군인이나 재외 국민, 주재관들 등에 대해서는 아직 백신을 직접 가져다 드리는 방식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해외로 백신 전달이 가능하단 입장을 내놨다. 홍 팀장은 “국내 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외국의 재외 국민이나 파병군인 중 접종을 하지 못한 분에 대해 접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을 위해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9월 말 국민 70% 이상 1차 접종 완료' 달성 전까지는 사실상 백신 보급이 어렵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앞서 지난 15일 해외 파병부대를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3월 아프리카 동북부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아덴만으로 파병된 청해부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현재 34진 4400t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의 승조원 300여 명 중 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80명은 유증상 격리 중이다. 군 당국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부대원 전원을 공군 수송기를 통해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