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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김영우 독대 “정치초보지만 철학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1일 국민의힘 소속 김영우 전 의원과 약 3시간가량 독대해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구상 등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은 12일에도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삼우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의원을 통해 공식 일정 등 계획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이 최 전 원장의 최측근임을 전파한 것이다.

“시대과제 푸는 건 경험 아닌 철학” #현충원서 부친 삼우제 마치고 참배 #김 전 의원, 최재형 소통창구 맡아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11일 면담에서 “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걸 알고 그게 흠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나는 ‘정치 초보’가 맞다”면서도 “새로운 시대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과제를 푸는 것은 경험이 아니라 정치 철학에 달린 문제다. 그걸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국가 재정, 청년 세대, 소외된 국민 문제 등을 국가 과제로 꼽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지속 가능한 국가를 재건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고 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의 삼우제를 마친 뒤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의 삼우제를 마친 뒤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최 전 원장은 “다른 사람을 무너뜨리거나 공격해서 내가 득을 보는 식의 정치와는 선을 긋겠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취재진에게도 “많은 분이 저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으로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평생 살면서 남이 잘못되는 것이 제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데 그분과의 협력관계는 좀 더 고민해 보고 말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말 감사원장직에 있을 때 김 전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야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은 판사, 감사원장 등을 거치며 정치권 현역 인사들과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는데, 정치권을 떠나 있던 김 전 의원과는 지난해 말 2시간가량 저녁식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며 “당시 정치적인 발언은 서로 자제했지만, 여러 사회 의제를 놓고 공감대가 있었는데, (발탁에는) 그런 인연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영우

김영우

한편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의 삼우제를 마친 뒤 백선엽 장군 묘소와 천안함 46용사 묘역, 제2연평해전 전사자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찾아 참배했다. 대전현충원에서 사실상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의 유골을 안장한 날이 백선엽 장군 1주기였다”며 “(백 장군은) 아버지가 가장 존경했던 군인”이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묻는 말에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국민, 특히 청년이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일”이라며 “그런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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