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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변이에 중복 감염…‘알파‧베타 감염’ 사망자 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벨기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여성이 서로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지 방역 전문가들은 “그간 중복 감염(co-infection)에 대한 파악이 미비해 이 같은 사례의 수가 과소평가 됐을 것”이라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벨기에 90대 사망 후 확인 #"그간 과소평가 가능성"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버스 정류장에 4일(현지시간) 청소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팜플로나/AP=연합뉴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버스 정류장에 4일(현지시간) 청소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팜플로나/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지난 3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사망한 90세 벨기에 여성의 게놈 시퀀싱(염기서열 분석) 결과에서 알파(B.1.1.7·영국발)와 베타(B.1.351·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가 동시에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 여성은 코로나19 증상 발현 초기 산소 농도가 정상으로 나타나고 호흡기 질환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급속한 건강 악화로 입원 5일 만에 숨졌다. 아직 백신은 접종받지 않은 상태였다.

이 여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앤 반케르바르겐 벨기에 OLV병원 분자생물학자는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중복으로 감염된 소수의 사례”라며 “다만 아직 그가 어떤 방식으로 두 가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복 감염이 환자 건강 악화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중복 감염 여부를 식별할 방법이 부족해 비슷한 환자들의 수가 과소평가 됐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복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1월 브라질 과학자들은 감마(P.1·브라질발) 변이에 추가로 감염된 환자 2명의 사례를 보고했다. 최근 포르투갈에서도 17세의 한 청소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치료 과정에서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포르투갈 리스본 코로나19 예방접종 센터.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완화했던 제한 조치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포르투갈 리스본 코로나19 예방접종 센터.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완화했던 제한 조치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이번 사례은 이미 한 차례 변이된 바이러스가 다시 결합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BBC 방송은 “방역 전문가들은 ‘우려 변이’로 지정된 두 가지 변이 바이러스가 합쳐졌고, 사망한 여성이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해 사망했다는 점에서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중복 감염이 증상을 악화시켰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이 같은 사례들이 나타나며 백신의 예방 효과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델타(B.1.617.2·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유럽 곳곳이 다시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이후 최다 확진자를 기록 중인 네덜란드는 모든 술집은 자정까지만 운영하도록 했다. 포르투갈은 리스본 등 주요 지역에 봉쇄 해제 두 달 만에 다시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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