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확진자 폭증에, 생활치료센터 병상 바닥날 위기

중앙일보

입력 2021.07.09 00:02

업데이트 2021.07.09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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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확진자가 쏟아진 가운데 지역 감염의 81%가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갑작스러운 확진자 폭증으로 K방역의 핵심으로 꼽히는 3T(Test-Trace-Treat)가 흔들리고 있다.

K방역 ‘검사·역학조사·치료’ 흔들
보건소·선별진료소 면봉 동나고
서울 확진자 절반 감염경로 몰라
경증 땐 ‘자가치료’ 상황 올 수도

첫 단추인 검사(Test)부터 삐걱댄다. 방역당국이 홍대 주점·클럽에 이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수도권 집단감염 발생지 방문자에게 대거 코로나19 검사를 권하면서 선별검사소에 연일 사람이 몰리고 있다. 2~3시간가량 대기 줄이 이어지는가 하면, 검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검체 채취용 키트(면봉)가 동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일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선 검사가 일시 중단됐다.

검사 지연보다 큰 문제는 보건소와 지자체 인력의 체력이 고갈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폭염 속에서 방호복을 입은 채 종일 검사에 매달리는 의료진뿐 아니라 이들을 보조하는 행정인력이 탈진 직전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의 행정직원 A씨는 “1년 넘게 뼈를 갈아가며 일해왔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서 더 암담하다”고 말했다. 추적(Trace)도 마찬가지다.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관과 보조 요원이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밀접접촉자를 가려내 조기 격리해야 한다. 그런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산발적 감염이 늘어나면서 역학조사에 과부하가 걸렸다. 서울시의 경우 신규 확진자 절반가량이 감염 경로를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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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역학조사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게 문제다. 연일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는데 전국 역학조사관은 400명 남짓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인구 10만 명 이상의 시·군·구는 1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둬야 한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이상 156개 시·군·구 중 역학조사관을 두지 않은 시·군·구는 27개(20%)에 달한다.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방역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알파·베타·감마 변이의 경우 PCR(유전자) 검사로 한번에 변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델타는 아직이다. 그러다 보니 검사부터 델타 변이 확인까지 최소 3~4일이 걸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의 경우에는 저희가 시중에 나온 시약에 대해 평가를 했더니 정확도가 80%로 낮아서 사용하기 어렵다”며 “권역센터(5곳)나 질병청에서 변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Treat)도 문제로 꼽힌다. 당국은 하루 신규 확진자 2000명 발생에 대비해 중증 환자 격리 병상을 준비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수도권 중증 환자 전용 병상은 311개가 남아 있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데 비해 위중증 환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어 아직은 여유가 있다.

하지만 20~30대 확진자가 신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무증상·경증 환자를 격리하는 생활치료센터가 포화 상태가 됐다. 7일 오후 8시 기준 빈자리가 서울 640병상, 경기 374병상, 인천 178병상 등이다. 당국은 3차 대유행이 사그라지면서 문 닫았던 생활치료센터들을 다시 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확진자가 이 추세로 늘면 2~3일 내 경증 확진자는 자가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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