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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반이재명 ‘대깨문’ 저격…이낙연·정세균 “편파”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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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송 “누구 안된다 하면 대통령 못지켜 #친노세력 정동영 안 찍어 MB 승리” #당원 게시판 송 대표 비판 글 800건 #“이재명 선대위장이냐” 사퇴 촉구도

송 대표의 ‘대깨문’ 발언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나왔다. 대깨문이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뜻으로, 주로 야권에서 친문 강성 지지층을 공격할 때 사용한다. 이런 질의응답이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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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서는 친문이 이재명 지사를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
“일부 세력이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당내에서 누가 되면 절대 안 된다,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 극단적인 마음을 먹는 사람이 있을 거지만 소수라고 생각한다. 누가 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으로 만드는 게 당 대표의 역할이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정동영 후보가 선출됐다. 일부 친노 세력은 정동영을 안 찍었다. 그래서 500만 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이명박이 승리하고 정동영이 떨어졌다. 그 결과 어떻게 됐나. 철저한 검찰의 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상황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이 되겠다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도 없고, 제대로 성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례까지 언급한 송 대표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8시까지 800건 가까운 비판 글이 올라왔다. “당 대표가 이재명 선대위원장이냐” “대깨문이라는 멸칭(蔑稱·경멸해 일컫는 말)을 어떻게 여당 대표가 사용하느냐” “대통령을 인질 삼아 협박하는 것이냐” 등이었다. 송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 “막 경선이 시작된 판에 아예 특정 후보가 다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공정과 정체성, 신중함은 당 운영의 생명이다. 도대체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원팀’으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당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며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파장이 커지자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이 하나로 되자는 취지였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그것(흑색선전)이 너무 세지 않나. 특정 후보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이 통합에 안 좋다는 것이다. 나는 누가 되든지 중립”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또한 ‘대깨문’ 논란에 대해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투대문, 어대문, 대깨문, 아낙수나문 등 각종 용어가 유통됐다. 우리 지지층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주변의 투표 독려를 위해 만든 용어”라고 해명했다.

송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관련해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 전체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들 잘 아는 사이니까, 이너서클이니 그냥 봐주고 넘어가는 것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집 가진 것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했고 “한 달에 월급 27만원 주는 노인 일자리 만들어놓고 일자리 늘렸다고 하면 국민이 동의하기 어렵다”는 등의 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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