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은 올해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6월 18일부터 29일까지 91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종별 중소기업 경영애로 및 2021 하반기 경기전망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경기전망지수(SBHIㆍ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91.6으로 상반기보다 14.0포인트 상승했다. SBHI는 응답 내용을 5점 척도로 세분화하고 각 빈도에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 지수로,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황 전망은 업종별로 갈렸다. 제조업에선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114.3) ▲식료품(107.1) ▲음료(107.1) 업종이 개선을 전망했지만 ▲가구(61.9) ▲종이 및 종이제품(71.4) ▲가죽가방 및 신발(76.2) 업종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업에선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112.2) ▲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06.7) ▲부동산업 및 임대업(100.0)이 호전을 예상했고,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74.4) ▲운수업(77.8) ▲교육서비스업(80.0) ▲도매 및 소매업(86.7)은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응답자들은 매출(판매)이 상반기보다 소폭 악화(78.5→76.9)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영업이익(76.9→90.3)과 자금사정(77.7→90.6), 공장가동률(86.0→90.2)은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상승, 내수부진 가장 힘들어”
상반기에 겪었거나 하반기에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애로요인(복수응답)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상ㆍ하반기 모두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상승’, 서비스업은 ‘내수부진’을 각각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꼽았다. 상반기 겪었던 문제로는 내수부진(52.7%)이 가장 컸고, 원자재 가격 상승(44.6%), 자금조달 곤란(23.6%), 주 52시간제 확대(20.0%) 등이 뒤를 이었다. 하반기 예상되는 애로 요인 역시 내수부진(51.9%), 원자재 가격 상승(43.8), 자금조달 곤란(22.0) 순이었다.
하반기 인력운영 계획은 대부분 없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4.5%가 ‘채용계획이 없다’고 했고, ‘채용계획이 있다’는 응답과 ‘인력감축’을 말한 응답은 각각 23.6%, 1.9%였다. ‘채용계획이 있다’라고 응답한 업체들의 평균 채용인원은 3.5명으로, ‘중기업’, ‘종사자 수 50명 이상’, ‘매출액 200억 이상’인 기업이 채용 인력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기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부정책(복수응답)으로는 ▲소득세ㆍ법인세 등 세금인하 및 각종 부담금 인하(68.9%) ▲금융지원(대출 금리 우대, 대출자격 완화)(46.3%) ▲근로시간 유연성 제고(29.6%) ▲최저 임금 동결(인하)(27.7%) 등이 많았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하반기엔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과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원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 인력난, 물류대란 등 중소기업의 삼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