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영남 역차별' 해명도 거짓"…이재명 "오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KBS가 중계한 더불어민주당 제 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해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KBS 캡처]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을 연일 비판하며 “해명도 거짓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3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해 이 지사를 향해 “고향 안동에 가서 ‘영남이 역차별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접근은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정면 부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대해 본인이 ‘영·호남 역차별이 아니라 수도권과 영남의 역차별’이라고 해명했으나 당시의 발언을 보면 그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지역 문제를 거칠게 접근한 잘못과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는 점, 또 하나는 해명을 거짓으로 했다는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는 신뢰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는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긴 하다”면서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과거에는 군사정권을 지원해서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지금 결국은 지원했던 그 정치 집단으로부터 실제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지 않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집중돼서 혜택을 보지만 결국 지방 피해의 역차별을 같이 받고 있다’ 이런 뜻이니까 오해 안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지사의 답변에 이 전 대표가 “영·호남을 거론하면서 ‘영남이 혜택을 받다가 지금 역차별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재차 “그건 오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실제로 녹음까지 나오고 있잖냐”고 추궁하자 이 지사는 “전혀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고향 경북 안동을 방문해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구조도 바뀌었다”며 “오히려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우려스러운 발언”이라며 “이 지사의 이 발언이 망국적인 지역주의 망령의 부활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이 지지를 얻기 위해 지역주의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주의 타파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평생에 걸쳐 매달려 온 과제였고, 민주당의 정체성이 됐다. 민주당의 지도자들은 그런 역사와 정체성을 기억하며 그 과제를 해결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