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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세계여행] 비누 맛 섞어찌개? 가장 친근한 세계 3대 수프

중앙일보

입력

태국 똠얌꿍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꼽히는 태국 음식 똠양꿍. 생김새는 짬뽕, 섞어찌개와 비슷한데 맵고 짜고 달고 신 맛이 모두 강렬하다. 사진 태국관광청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로 꼽히는 태국 음식 똠양꿍. 생김새는 짬뽕, 섞어찌개와 비슷한데 맵고 짜고 달고 신 맛이 모두 강렬하다. 사진 태국관광청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똠얌꿍은 중국의 샥스핀, 프랑스의 부야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수프'로 꼽힌다. 음식에 대한 선호는 개인 차가 있겠지만, 세 가지 수프 중에 똠얌꿍이 가장 부담 없는 음식이란 건 누구나 인정할 테다. 태국이 아니어도 이젠 타이 레스토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까.

태국어로 똠(Tom)은 '끓이다', 얌(Yum)은 '섞다'를 뜻한다. 우리말 섞어찌개, 짬뽕과 닮은 말이다. 똠얌에 새우(Goong)를 넣으면 '똠얌꿍'이다. 새우를 넣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하여 똠얌보다 똠얌꿍이란 이름이 더 널리 쓰인다. 새우 대신 닭고기나 생선 살, 버섯을 넣기도 한다.

태국인의 똠얌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한국인의 김치 사랑과 맞먹는다. 태국 정부는 2019년부터 똠얌꿍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똠얌꿍에는 태국 중부 강변에서 징거미새우를 잡아먹던 식생활상뿐 아니라 큰 냄비에 끓여 나눠 먹는 공동체 문화까지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통 태국식 똠얌꿍을 만들려면 재료가 중요하다. 태국 민물에서 잡힌 징거미새우와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잎 등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야 한다. 사진 태국관광청, 최승표 기자

정통 태국식 똠얌꿍을 만들려면 재료가 중요하다. 태국 민물에서 잡힌 징거미새우와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잎 등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야 한다. 사진 태국관광청, 최승표 기자

똠얌은 맵고 짜고 달고 신 맛이 모두 강하다. 거기에 더해 여러 종류의 열대 허브를 넣어 독특한 향이 폭발한다.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잎, 생강의 일종인 양강근이 듬뿍 들어간다. 그래서 비누 맛이 난다고 질색하는 사람도 있다. 정통 태국식을 찾는 사람에게는 태국 밖에서 먹는 똠얌이 성에 안 찰 수밖에 없다. 신선한 허브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물론 새우도 태국 민물에서 잡은 큰놈을 써야 제맛이 난다. 한국의 태국 식당 대부분은 작은 냉동 새우를 쓴다. 인스턴트 양념을 쓰기도 한다. 그런 반쪽짜리 똠얌꿍을 먹을 때마다 치앙마이 야시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매운 국물을 들이켜던 때가 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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