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미어캣, 외모와 행동 귀여워 반려동물 삼고 싶다고?

중앙일보

입력 2021.06.30 13:00

[더,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34)

아주 작은 체구임에도 동물원에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 동물이 있다. 무리가 놀이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1~2마리는 높은 위치에서 두발로 똑바로 서 있는 ‘보초병의 자세’를 하고 머리를 좌우로 돌리며 주변을 살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 티몬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미어캣이다.

미어캣은 식육목 몽구스과 미어캣속의 단일종이다. 아프리카 남부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 나미비아, 남아공, 앙골라에 분포한다. 바위와 작은 나무, 키 작은 풀이 있는 개방된 평원의 건조한 곳이나 연간 강수량이 600mm 이하인 사바나 지역을 선호한다. 완전한 사막지역이나 산악, 숲이 우거진 곳은 피한다.

영화 '라이온킹' 속 미어캣 캐릭터 티몬.

영화 '라이온킹' 속 미어캣 캐릭터 티몬.

미어캣은 몸길이가 25~35㎝, 꼬리는 17~25㎝, 체중은 0.6~1㎏이며 암컷이 수컷보다 조금 큰 편이다. 날씬한 몸매와 긴 다리, 뾰족한 주둥이, 작은 귀, 큰 눈 주변에 검은색 피모는 앙증맞은 모습이다. 앞발에는 4개의 발가락에 길고 굽은 단단한 발톱이 있는데 굴착기 역할에 최적화되어 있다. 땅을 팔 때 흙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눈에는 보호막이 있으며 귀도 닫을 수 있다. 눈 주변의 검은 피모는 아이패치 역할을 하여 강렬한 햇빛의 반사를 차단해 준다.

미어캣은 10~40마리가 무리를 이뤄 협동을 하며 생활하는데 암수의 수는 비슷하다. 서열을 중시하며 우두머리 암수가 번식에 참여하고 새끼를 낳는다. 서열이 낮은 개체는 서열이 높은 개체로부터 번식하지 못하도록 억압받기도 한다. 다른 암수도 번식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우두머리가 이들의 새끼를 죽이거나 어미를 쫓아내는 경우도 있다. 하위 개체는 새끼를 협력해 양육하기도 하고, 공동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희생적으로 한다.

이들이 협동하는 참모습은 무리가 먹이를 찾거나 휴식을 취하는 동안 포식자를 감시하기 위해 망을 보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파수꾼의 역할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한다. 그러나 파수꾼으로 봉사하는 시간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나이가 들어 경험이 풍부한 수컷이 가장 많은 시간을 봉사하며 나이가 많은 암컷이 그다음이다. 우두머리 암수는 이들보다 조금 적은 시간을 할애하고 젊은 암수 개체는 더 적은 시간을 가지며 나이가 어린 개체는 보초를 서지 않는다. 포식자로는 공중에서 독수리와 매, 지상에서 코브라·여우·자칼 등이다. 이들이 포착되면 동료에게 경고음을 보내 무리가 재빨리 굴에 숨도록 한다.

먹이는 곤충, 거미, 달팽이, 설치류, 새알, 도마뱀, 개구리, 전갈, 나무열매 등이다. 주로 냄새를 이용하고 땅을 파거나 돌 틈을 파헤쳐 잡는다. 하루에 5~6시간을 먹이 얻는데 보낸다. 추적해 사냥하지 않지만 덩치가 큰 뱀과 도마뱀을 잡을 때는 몇 마리가 협력하여 10m 정도를 추적하기도 한다. 독거미나 전갈, 독사의 독에 상당한 면역이 있어 이들을 사냥하는 데 문제가 없다. 식물의 뿌리나 줄기, 과일을 먹으면 물 없이도 견딘다.

굴은 포식자를 피하는 은신처이며 더위와 추위로부터 안락한 생활을 제공해주는 보금자리로 가장 중요한 장소다. 해가 뜨면 굴에서 나와 보초병의 자세로 일광욕하고 상호 털 고르기를 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굴은 보통 1.5m 깊이에 2~3개 층으로 직경 5m 정도의 크기로 마련하는데, 직경 15㎝의 출입구를 15개 정도 만든다. 내부는 침실과 화장실 이동통로 등으로 구분된다. 굴을 팔 때는 진입로를 지표에서 40도 경사지게 하는데 앞발로 땅을 파서 뒷발로 밖에 밀어낸다. 깊이 들어가면 무리가 일렬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서 앞의 개체가 흙을 파서 뒤로 보내면 뒤의 개체가 받아 계속 뒤로 보내 밖으로 내보낸다.

미어캣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반려동물로서는 부적합한 동물로 평가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인다. [사진 pixnio]

미어캣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반려동물로서는 부적합한 동물로 평가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인다. [사진 pixnio]

번식은 연중 가능하나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우기로 먹이가 풍부한 1~3월에 출생률이 높다. 우두머리 암컷은 1년에 4복까지 새끼를 낳을 수 있다. 60~70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3~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생시 체중은 40g 정도이며 2주 후에 눈을 뜬다. 생후 4주가 되면 어미와 같이 먹이활동을 시작하고 생후 9주에 젖을 완전히 뗀다. 무리에서 번식에 참여하지 않은 개체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거나 따뜻하게 품어주는 등 양육을 돕는다. 생후 12주가 되면 독립적으로 먹이활동을 하고 2년이면 번식에 참여할 수 있다. 야생에서의 평균수명은 8년이고 보호상태에서는 21년이 기록이다.

미어캣의 귀여운 모습 때문에 반려동물로 소유하는 가정도 있다. 이렇듯 야생동물로 분류되는 동물을 일반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기를 때, 이들을 ‘특수애완동물(Exotic Pets)’이라 부른다. 앵무새, 거북, 이구아나, 페럿, 토끼, 햄스터, 친칠라, 고슴도치, 관상어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을 취급하는 상업시설의 증가로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새로운 소형의 야생동물이 소개되고 사막여우와 같이 국제적으로 상업 목적의 거래가 금지된 동물까지도 등장한다. 이런 동물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환경과 사육시설, 관리 기술이 요구되고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야생성이 있는 동물은 환경에 민감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이상행동을 보이게 된다. 지난달에는 견인줄을 하고 주인과 함께 밖에 나온 미어캣이 어린이를 물어 상처를 크게 입히는 사고가 있었다. 반려견처럼 단순하게 생각한 주인의 잘못이다. 원래 서식지인 아프리카에서는 쥐를 잡거나 해충을 구제할 목적으로 가정에서 기르기도 한다. 미어캣은 길들이기가 어렵지 않으나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반려동물로서는 부적합한 동물로 전문가들은 적시하고 있다.

외모나 행동이 귀엽다고 준비 없이 야생동물을 소유하는 것은 동물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이웃에 해를 입힐 수 있으며 불법 소유자가 될 수도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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