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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임진희 KLPGA BC카드서 인생 역전 대역전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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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 [사진 KLPGA]

임진희 [사진 KLPGA]

임진희(23)가 27일 경기도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1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6언더파 66타 합계 10언더파로 대역전 우승을 일궜다.

임진희는 5타차 공동 13위로 출발했다. 임진희는 지금까지 톱 10이 단 두 번밖에 없다. 올해는 컷 탈락이 다섯 번 있었다. 임진희가 우승할 거라고는 임진희도 생각을 못 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점수를 많이 줄였는데 이상하게도 김수지 등 선두 그룹은 그러지 못했다. 퍼트가 여러 차례 홀컵을 스치고 지나갔다. 대신 이븐파로 일찌감치 출발한 장하나가 무려 9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임진희는 후반에 발동이 걸렸다. 13번에 이어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더니 마지막 두 홀에서 또 버디였다. 특히 18번 홀 65야드에서 친 웨지샷을 핀 1.3m에 붙인 게 하이라이트였다. 임진희는 10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우승까지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9언더파의 박현경, 정윤지, 김새로미가 17번 홀에서 잡은 버디 기회를 약속이나 한 듯 살리지 못했다. 마지막 홀은 파 5로 버디 가능성이 있었으나 역시 약속이나 한든 파에 그쳤다.

만약 임진희가 9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면 무려 8명이 연장전을 치를 뻔했다. 박현경, 장하나, 이정민, 성유진, 정윤지, 김새로미, 김수지가 9언더파 공동 2위다.

임진희는 "전혀 예상하지 않은 우승이라 실감이 안 난다. 앞으로 용기 있는 경기로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겠다"며 기뻐했다.

임진희는 제주 출신으로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함평골프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다. 임진희는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하루 30분씩 더 연습했다. 임진희는 2016년 KLPGA 프로 자격을 취득하자마자 점프(3부) 투어 13차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엔 드림(2부) 투어에 진출했다.

임진희의 매니지먼트사인 넥스트 스포츠의 김주택 대표는 “KLPGA 선수 중 가장 열심히 가장 많은 시간을 훈련하는 선수이며 늘 밝은 표정으로 경기해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위축되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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