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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땡’ 적응했는데, 거리두기 풀면 내수 돌아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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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7월부터 완화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으로 내수가 얼마나 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7월부터 수도권에선 6인 모임을 허용하고, 비수도권은 사적 모임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게 골자다.

자영업자 “영업 숨통 트일 것” 기대 #여행 성수기 예약은 100% 증가 #“수요 회복 시간 걸린다” 의견도

거리두기 개편 시행 시기 및 적용 방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거리두기 개편 시행 시기 및 적용 방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는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새로 시행되는 거리두기 개편안을 계기로 그동안의 영업제한으로 도탄에 빠진 소상공인 경기에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한다.

여행업계 역시 거리두기 개편안을 ‘구원투수’로 여긴다. 이용자들이 길어진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데다, 거리두기 개편안이 국내 여행을 살리는 지렛대가 됐다. 22일 인터파크 신동엽 숙박지원팀장은 “이달 들어 국내 숙박 예약률은 2019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고, 여름 성수기(7월 1일~8월 31일) 예약의 경우 2019년 동기보다 109% 늘었다”며 “아직 7~8월까지 날짜가 많이 남았음에도 국내 여행 인기가 높게 나타나, 예약률은 더 상승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국 국내 숙박 예약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국 국내 숙박 예약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 수준은 아니라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아직은 본격적인 수요 회복을 체감하긴 어렵다”며 “항공사들도 정기 노선 정상화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인 만큼 지금 여행사들이 내놓는 상품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가는 거리두기 개편안이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사기보다 여행수요가 먼저 살아난 다음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당장은 쇼핑보단 여행수요가 좀 더 강하게 나타날 것 같다”며 “해외여행은 시기상조이지만, 국내 여행 관련 지출이 어느 정도 이뤄진 다음 쇼핑 쪽으로 지출 순위가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개편안이 진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넘어야 하는 걸림돌이 있다. 대다수의 소비자가 이미 기존 거리두기에 맞춰 ‘오후 10시면 땡’하고 해산하는 저녁 문화에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돼도 지금 같은 생활 패턴이 1년 이상 정착됐기 때문에 오후 10시 정도에 집에 가는 걸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며 “고객을 어떻게 자정까지 머물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수기·이병준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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