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디론가 옮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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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인근 조립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또 다른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최근 철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남포특급시 인근의 잠진군수공장에서 제작한 대포동 2호 미사일 2기를 5월 초 무수단리 발사장으로 옮겨 이 중 1기를 지난달 5일 발사했다.

정보 당국자는 3일 "한.미 정보당국의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이 7월 중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인근에 있던 대포동 2호를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포동 2호 미사일이 어디로 옮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포동 2호를 철수시킨 배경을 ▶지난달 5일 발사 실패에 따른 기술 보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인한 미사일 재발사에 대한 부담감 ▶집중호우로 인한 대포동 2호 미사일 침수 우려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보 당국자는 "북한이 대포동 2호 시험 발사가 실패하자 보관 중이던 미사일을 철수해 기술결함을 보완하고 있을 가능성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라 재발사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 가능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대포동 2호 추가 발사 가능성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외교경로를 통해 상당기간 북한이 대포동 2호를 추가 발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알려왔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중순 중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북한 군부대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7월 중순 수해로 북한군의 주력 군단인 1.2.806군단 등에서 대규모 피해를 당했다"며 "이들 부대의 피해가 너무 커 북한군은 민간인 수해 복구 지원은 거의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은 특히 수해 복구 때문에 한.미 합동훈련인 을지포커스훈련(21일부터 9월 1일)에 맞춰 매년 실시하는 '하계 군사훈련'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용수 기자

◆ 대포동 2호 미사일=북한이 1990년대 초부터 개발한 3단 로켓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다. 사정거리는 보통 6500㎞. 그러나 탄두 무게를 줄이면 사정거리가 1만2000㎞까지 늘어나 미국의 일부 지역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따라서 미국은 대포동 2호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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