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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공포에 직장가기 두렵다"미·일서 신종병 「테크너 스트레스」 사회문제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첨단과학기기인 컴퓨터가 가진 기능은 인간의 일을 몇 십 배 또는 몇 천 배나 빠르게 해주는 반면 하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야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요통·위통·실사·어깨결림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증세 외에도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최근 이른바 「테크너스트레스」라는 신종전자병(?)으로 직장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까지 생겨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테크너스트레스란 지난 83년 미국의 심리학자 크레이그 브로드에 의해 처음 제기된 용어로 컴퓨터에 의한 스트레스를 말하는데 이에는 「테크너 불안증」과 「테크너 의존증」으로 분류된다는 것.
테크너 불안증은 컴퓨터 등 첨단과학기재의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돼 감에 따라 이에 익숙지 못한 직장인들이 갖는 불안.
주로 40대 이후의,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세대들이 많이 겪는 불안으로 후배들의 익숙한 컴퓨터 다루는 솜씨에 더욱 불안감을 느낀다. 일본의 경우 이 증세가 심해 회사까지 그만두는 일이 생기고 있다.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나 쫓기는 업무량에 시간은 없고, 스트레스가 가중돼 신경정신과를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한편 테크너 의존증은 컴퓨터에 사활을 걸고 매달려야 하는 소프트기술자들이 겪는 스트레스.
일본에서는 컴퓨터업무의 격증에 따라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
따라서 일본 대부분의 기업체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 컴퓨터엔지니어들이 겪는 업무 외의 잔업량이 월평균 1백80시간이 넘는다.
때로는 일요일도 없이 컴퓨터에 매달리다보니 머리 속은 온통 컴퓨터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 정신분열증 기미마저 생기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동경의 한 정신신경과를 찾은 컴퓨터 엔지니어들 중 대부분이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후유증으로 심장박동이상·손발 떨림은 물론 원형탈모증세까지 일어나 휴직이나 전직 등을 권하는 일까시 생기고 있다.
【트리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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